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그 동안 물가 상승, 무역전쟁 등으로 애를 먹었던 바이오헬스 분야의 공급망 문제를 개선하는 길이 열렸다. 고질적인 인력난도 해결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국 간 첨단 분야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기관 대표 45명이 참석하는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를 열어 23건의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협약은 배터리·바이오·자율주행차·로봇 등 첨단 산업 분야 10건과 수소·원전·탄소중립 등 청정에너지 분야 13건이다. 주목 받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바이오 분야 공급망 확대를 비롯해 기업교류 지원, 연구개발(R&D), 인력양성, 체외진단기기 시험인증 등이 포함됐다.
최근 한국 바이오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국제 공급망이 흔들렸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가속화하면서 불안한 걸음을 이어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은 수출길을 가로막고 미국, 중국 무역전쟁으로 국내 의약품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고위급 양자 협의를 통해 주요 원자재의 공급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애를 써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바이오산업 규모를 갖는 미국은 K바이오의 격전지로 조명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이번 생산·수출망 공유로 국내 바이오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숙련된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도 보완이 가능해졌다. 지난 2021년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 교류회에서 공유된 공통적 애로사항은 다름 아닌 인력 부족이었다. 이번 기업교류 지원과 인력양성 협력은 고질적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계가 지탱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편, 이날 미국바이오협회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바이오협회는 양국의 바이오산업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이슈를 논의하고 헬스케어·식량·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서 공동 연구와 생산, 연구 개발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양 기관이 주최하는 바이오컨벤션 플랫폼을 활용해 양국 바이오기업 간 교류를 촉진한다.
오기환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국가 간 공급망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라는 국가 보건 안보 측면에서 제조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이러한 공급망 이슈는 여전히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미국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조달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원료 의약품에 대한 중국, 인도 등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약은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에 대한 국내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는 데 반해,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고, 분명 미국에서도 특정 원부자재에 대한 공동개발 및 공급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진행됐다”며 “전반적인 바이오 분야 공급망과 바이오제조 분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앞으로 지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