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에 인수된 티몬이 조직·인사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며 시너지 창출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저하와 수년 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티몬은 큐텐의 경영권 인수로 올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등의 대내외 경기 여건이 좋지 못한데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티몬의 조직·인사 제도를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해외 직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앞서 큐텐은 티몬·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강화하고 자사가 보유한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티몬은 수년간 저조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527억원으로, 전년(760억원) 대비 적자 폭이 2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662억원으로 전년(792억원)보다 110% 증가했다. 자본총계는 -64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콘텐츠 커머스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투자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했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또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사업 전략과 방향성을 정비하는 환경도 수익성 저하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티몬의 악화된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큐텐의 고민도 깊다. 특히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2022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21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엔데믹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네이버·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체제에서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티몬 관계자는 “브랜드(파트너사) 협업과 큐레이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며 “큐텐의 글로벌 역량과 시너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고금리 등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온라인이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 쿠팡 등과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큐텐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하고 티몬 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키우며 소비자 접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큐텐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한 물류 최적화 방안을 통해 해외 보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다양한 판매자를 통해 타사와 차별점을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직접 상품을 만들지 않는 이커머스 특성 상 타사와 다른 상품 구성, 프로모션 기획 등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셀러 간 재고 공유로 판매 품목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매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접근성은 물론 차별성 확보가 성장세를 가져오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