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신세계’가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장보기부터 외식과 레저, 문화 활동까지 모두 가능한 혁신적인 복합 공간이 있다. 바로 인천의 ‘이마트 연수점’이다.
이마트 연수점은 약 6개월 간의 리뉴얼 프로젝트 끝에 지난 3월 '몰(Mall) 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로 탈바꿈했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놀러 왔다가 장도 보고 가는’ 지역 대표 명소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3일 방문한 이마트 연수점은 스타필드 같은 대형 복합 쇼핑몰을 방불케 했다. 1층의 그로서리 매장은 고객들이 식품의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오감 충족’ 콘텐츠를 강화해 오프라인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매장 구성의 경우 구조적 혁신을 통해 종전 이마트 70%, 테넌트(입점매장) 30% 비중에서 이마트 30%, 테넌트 70%로 변화를 줬다.
내부는 이색 볼거리들로 가득했다. 특히 수산 매장의 참치 해체쇼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월 1회 주말에 선보이는 참치 해체쇼의 일부는 고객 시식으로도 제공된다는 설명이다.
이세우 이마트 수산팀장은 “온라인은 물론 슈퍼, 편의점 등 어디서도 참치 해체쇼를 볼 순 없을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고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먹거리 코너인 델리 매장에선 로봇이 후라이드 치킨을 직접 튀기고 있었다. 이마트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과 생산 효율을 늘리기 위해 ‘로봇 치킨’을 도입했다. 기존에 판매했던 하루 80마리에서 향후 120마리까지 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델리 매장은 리뉴얼 이후 가장 높은 매출 신장율을 기록했다.
이어진 축산 매장에는 이마트 점포 중 가장 긴 30M 길이의 쇼케이스가 마련됐다. 제주흑돼지, 듀록, 얼룩도야지, 호주산 고마블링 와규, 화식한우 등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축종을 만나볼 수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도 조성됐다. 스마트팜 기업 ‘엔씽’과 연계해 매장 내 공간에서 로메인 4종, 허브 6종 등을 판매 중이다.
스마트팜은 일반 채소와 달리 뿌리채 판매해 유통기한이 긴 것이 특징이다. 또 연중 균일하게 안정적인 제품 확보가 가능해 가격 대비 고품질의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종전 30개에서 현재 100개까지 판매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이마트 자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를 중심으로 한 밀키트 전문 매장도 처음 선보였다.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 ‘랜더스 광장’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 행사장으로 활용되던 1층 165㎡(50평)의 공간을 개조해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기증 받은 유니폼을 곳곳에 배치해 야구 락커룸을 그대로 재현했다. SSG랜더스의 경기가 있는 날은 경기 화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지하에 마련된 ‘SSG랜더스 굿즈샵’에는 유니폼은 물론 패션, 잡화 등 450여개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굿즈샵 관계자는 “유니폼이 인기가 제일 많아 입고가 될 때마다 품절된다”면서 “애견용품도 콜라보해서 내놨고, 탑텐하고 브랜드 출시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2층에는 3050고객과 유아동 가족 고객을 위한 ‘탑텐’, ‘ABC마트’, ‘모이몰른’, ‘아가방 갤러리’ 등 22개 패션 브랜드로 구성됐다. 탑텐 매장은 SSG랜더스 야구단과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전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실제 연수점은 리뉴얼 후 전체 매출이 이전과 비교해 18%, 고객수는 23% 증가했다. 정환성 이마트 연수점 점장은 “인천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곳으로 평일 점심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아주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날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매장면적은 반 이하로 줄었는데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결국 물건을 파는 방식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며 “온오프 어디에서나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계속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연수점을 시작으로 오는 7월에는 킨텍스점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