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인권단체 “사우디, 엑스포 후보국에서 빼라” 촉구

12개 인권단체 “사우디, 엑스포 후보국에서 빼라” 촉구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 보도
12개 인권단체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문제 거론
사형 집행·해외 반체제 인사 표적 수사 등 지적

기사승인 2023-05-18 18:03:08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연합뉴스

12개에 달하는 인권단체가 ‘2030 세계엑스포’ 주최 측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유치 후보국 지위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는 한국,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4개 국가와 함께 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든 국가 중 하나다.

16일(현지시각)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따르면, 12개의 인권 단체는 2030 세계 엑스포 주최 측에 사우디를 잠재적 개최국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의 끔찍한 인권 기록이 행사를 더럽힐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MME는 이 단체들이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의 지속적인 사형 집행 △여성 인권 옹호자들에 대한 침묵 △해외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표적 수사 등을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한에서는 ‘네옴(NEOM) 시티’ 프로젝트도 주요 비판 대상으로 거론됐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첨단 미래 신도시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의 최고 실권자로 꼽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는 해당 프로젝트가 인류 발전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이 프로젝트로 인해 하우야타트 부족을 비롯한 사우디 타부크 지방의 부족들이 이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중 일부가 “단순히 이주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테러’ 혐의로 수십 년의 징역형과 처형을 선고받았다”고 부연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MENA 인권단체의 커뮤니케이션 담당관인 자이납 파야드(Zeinab Fayad)는 BIE에 “만약 사우디의 후보 등록이 통과되고, 2030년 세계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다면 이는 전 세계가 사우디의 끔찍한 기록을 덮어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사우디의 행동은 세계 엑스포의 정신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말했다고 MME는 전했다.

이달 초 유엔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인권 침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에 기여하거나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두 달 동안 BIE는 4개국을 방문해 개최 가능성을 평가했다. BIE 집행위원회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총회에서 투표에 부칠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 기사 캡처.

<다음은 MME 기사 번역 전문>

12개의 인권 단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끔찍한” 인권 기록이 행사를 더럽힐 위험이 있다며, 2030 월드 엑스포 주최측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잠재적 개최국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화요일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속적인 사형 집행, 여성 인권 옹호자들에 대한 침묵, 해외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표적 수사 등을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서한에는 “이것은 사우디 지도부의 과거 인권 유린과 지속적인 탄압을 희석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적었다.

사우디는 한국,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4개 국가와 함께 2030년 세계 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든 국가 중 하나다.

1851년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처음 개최된 이 글로벌 행사는 오랫동안 당대의 가장 뜨거운 혁신을 선보이는 기회의 장이었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세계 최초의 전화를 시연하고 텔레비전이 최초로 생방송된 곳이기도 하다.

개최 도시로 선정되면 관광과 비즈니스는 물론, 크리스탈 팰리스, 에펠탑,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과 같은 역사적인 아이콘이 탄생하는 등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유치전에 나섰을때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 행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를 석유에서 벗어나 다각화하려는 전략인 비전 2030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BIE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의 시대: 지구를 선견지명이 있는 내일로 이끌다”라는 주제로 우승할 경우, 사우디 당국은 리야드를 “글로벌 문화, 연결성 및 기후 행동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장소”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의 기록에 대한 미화’

그러나 인권 단체들은 주요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행사 개최와 마찬가지로, 이번 엑스포가 “변화, 혁신,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공허한 약속으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멈추지 않을 것”인 사우디 정부의 인권 침해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시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비전 2030의 대표 주력 프로젝트인 네옴은 이 서한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프로젝트가 “인류 발전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프로젝트의 건설로 인해 사우디 타부크 지방의 부족들이 이주하고 있다고 이 단체들은 지적한다.

여기에는 하우야타트 부족의 구성원들이 포함되며, 이들 중 일부는 “단순히 이주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테러’ 혐의로 수십 년의 징역형과 처형을 선고받았다”고 서한에서 말한다.

이달 초 유엔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권 침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유발하거나, 이에 기여하거나,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두 달 동안 BIE는 4개국을 방문해 개최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 기구의 집행위원회는 이번 달에 이러한 결과를 논의한 후 11월에 열리는 총회에서 투표에 부칠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MENA 인권단체의 커뮤니케이션 담당관인 자이납 파야드(Zeinab Fayad)는 BIE에 요청을 주도한 것은 절차가 더 진행되기 전에 조직이 상황을 고려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사우디의 후보 등록이 통과되고, 더 나쁜 경우 2030년 세계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다면, 이는 전 세계가 사우디의 끔찍한 기록을 덮어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사우디의 행동은 세계 엑스포의 정신과 완전히 모순됩니다”

<미들 이스트 아이>매체는 BIE와 사우디 외무부에 의견을 구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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