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4세트 밴픽에서 실수가 있었다면서 패배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T1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상위 3라운드 징동 게이밍(JDG)과의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3으로 분패했다. 결승 직행에 실패한 T1은 패자조에서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젠지 e스포츠(젠지)의 맞대결 간 승자와 대결해 결승 진출을 가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문현준은 “젠지와 BLG 중 누가 올라오든 우리가 잘해서 이겨야 된다는 마음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최종 결승 진출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매번 하는 얘기지만 실수하는 부분들이 계속 나온다.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문현준은 “징동에 대한 데이터가 별로 없다 보니 제일 까다로운 상대였다. ‘카나비(서진혁)’ 선수도 오공 같은 챔피언을 좋아하고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상대해보니 오공도 잘하고 기량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T1은 이날 패배한 1세트와 마찬가지로 4세트 상대에게 ‘애니’와 오공을 전부 쥐어주는 선택을 했다. ‘킨드레드’도 또 한 번 기용했으나 픽의 의미를 재차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문현준은 “4세트에는 다른 걸 시도하려 했는데 밴픽에서 살짝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1세트 상대 조합을 맞아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4세트에 나름 바꿔보려 했는데 실수가 있어서 이상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전패를 기록 중인 ‘말파이트’를 마지막 픽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전패라는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고 기록을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나름대로 말파이트가 들어가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최)우제가 대회에서 말파가 처음이라고 해도 연습을 제대로 해왔고 잘 다룬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문현준은 이날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 “킨드레드를 한 번 더 한 것”이라며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나름 스크림에선 괜찮게 나왔는데 뭔가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제일 좋았던 플레이로는 5세트 24분쯤 바론 앞에서 펼친 환상적인 한타 장면을 꼽았다.
문현준은 “상대가 용 쪽으로 시야를 잘 잡아서 다른 쪽으로 유도해서 싸움을 거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팀 전체가 내렸다. 한타가 열릴 때 ‘사일러스’가 ‘노틸러스’ 궁을 빼앗고 저희 원거리 딜러에게 오고 있어서 난 사일러스 마크만 하고 있었다. 그게 제일 좋았던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31분 노틸러스의 그랩으로 4대 5 교전을 열어 대패한 배경에 대해선 “4대 5 한타에서 많이 이겨왔었다. 나름 괜찮다고 생각해 시도했다.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나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두 같은 각을 바라봤고 적 팀도 궁극기와 스킬이 다 빠진 상태여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문현준은 연습 방법이나 조합 색깔에 크게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연습을 잘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컨디션 조절 같은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번 미끄러진 것이기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합적인 부분도 수정해야 될 건 수정하겠지만 우리가 좋다고 판단하는 것들도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