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회색 도시를 5분만 걸어가도 녹지를 즐길 수 있는 정원도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에서 “외곽이 아닌 생활권 내 어디든 조금만 걸어가면 공원,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했다.
이 구상은 채워친 공간을 비우고 연결해 어디서든 녹지를 마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단지 공간 확보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된 정원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 임기 때부터 녹지 면적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추진해왔지만 그간 양적 확보에 집중했다”며 “지금은 이전과 달리 국민들 생활 수준이 높아졌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듯 사회적 변화 반영해 질적 향상을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정원도시 구상은 자연 속 도시를 표방하는 싱가포르나 세계 환경 수도로 꼽히는 프라이부르크시를 벤치마킹 도시로 정해 계획됐다. 앞서 오 시장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번 정원도시 구상에서는 비움, 연결, 생태, 감성이 주요 키워드다. 용산 공원 같이 비워진 공간을 건물로 채우기보다는 정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게 대표적인 계획이다. 또 외곽 둘레길과 도심 곳곳 낮은 산에 조성된 자락길 등을 연결하는 ‘서울초록길’ 사업 역시 도심 속 녹색 공간 확보를 위한 주요 계획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어디서든 녹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소규모로 진행된 서울정원박람회를 최대한 활용해 프랑스 쇼몽 정원바람회 같은 대표적 문화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것 역시 주요 구상이다. 오 시장은 “규모를 키우고 생태 공간을 복원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정원을 늘릴 것”이라며 “남산 등은 미국 센트럴 파크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자원”이라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밖에 이번 구상에는 국회대로, 영도대로 등 지하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공간의 상부를 녹색 공간으로 조성하고 서울둘레길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