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는 박희영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시위에 나선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를 막기 위해 경찰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
14일 용산구는 이날 자료를 통해 “오전 9시32분쯤 집회 시위가 공무집행을 심하게 방해하고 있어 용산경찰서에 기동대 투입을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태원 참사 유족과 단체들은 구청장실이 있는 구청 청사 9층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보석으로 석방된 박 구청장이 다시 청사로 출근을 시작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유가족, 시민단체, 유튜버 등에 대한 출입 통제가 없었지만, 이날부터 원활한 공무 수행을 위해 부득이하게 9층 출입을 통제하게 됐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앞서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 허가를 받고 석방됐다. 지난해 12월26일 해당 혐의로 구속된 그는 수감 생활 중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호소한 바 있다. 석방 소식에 강하게 반발한 이태원 유족들이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구청장은 석방 다음 날인 8일 오전 7시쯤 기습 출근해 이들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다. 다음날인 9일과 12일에는 박 구청장이 입원 치료로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13일 오후 청사로 출근해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용산구 자료를 통해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해 만나겠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