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자 폐업하는 부동산이 속출하고 있다. 이사철인 5월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개업 사무소 숫자를 넘어선 건 2015년 집계 이후 최초다.
23일 공인중개사 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공인중개사무소 1094개가 신규 개업했지만 1441개가 휴·폐업하며 347개가 줄어들었다. 폐업 수는 1323개로 지난해 같은 달(727개) 대비 두 배 늘었다.
통상적으로 5월에는 개업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증가했다. 지난해 5월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돼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던 와중에도 공인중개사무소는 1295개 개업하고, 1136개 문을 닫으며 소폭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적자가 줄지 않는 사무실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주택거래 현황은 2년 사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재작년 4월 15만5907건이던 것이 지난해 같은 달 10만438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7만4790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매매량이 증가하지 않고,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으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역전월세 거래도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무소협회 관계자는 “전월세 거래라도 활발하면 사무소들이 현상유지는 가능할 텐데 전세 갈아타기 수요도 크게 줄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마저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문 닫는 사무소들이 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