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굿네이버스에서 우리카드와 함께 카드업계 최초 ‘상생금융 1호’ 지원책 출시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전달식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도 참석했다.
우리카드는 이날 영세 카드가맹점 및 취약계층을 위해 총 2200억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지원 방안에는 연체차주 저리 대환대출·채무감면과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을 각각 1300억 원, 800억 원 규모로 실시하고,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으로 1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우리카드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상권 분석 및 마케팅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이 원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여력이 녹록지 않음에도 의미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해 준 우리카드에 감사하다”며 “금융권 전반에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상공인은 새로운 대출을 받기도,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금융회사들이 ‘비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하기보단 동반자적 입장에서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경감과 재기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는 있겠으나,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며 “경기 침체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회사와 소비자는 함께 성장해야 할 동반자적 관계이므로 단기적인 이익만 따질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의 금융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카드가 발표한 카드 가맹점 상권 분석·마케팅 지원 방안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이고, 금융회사들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금융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 모두 금감원장 행보를 민감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면서 “우리도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놔야 하나 부담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 역시 “금감원장 방문에 은행, 지주사가 선물 보따리를 안긴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연히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면서 “동참을 해야할 지, 어떤식으로 하면 좋을 지 고민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