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에 대한 내부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강한 발언으로 당 내부에서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혁신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1호 혁신안으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세웠고 이후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 방식 변경 및 윤리 감찰 상시화, 비위에 따른 탈당 시 복당 제한 등을 혁신 과제로 제안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발언 등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 혁신위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이 당내에 있어 잡음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민주당 초선 “코로나 학력저하 학생”
김 위원장은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 유행 당시 비대면 학습으로 학력이 떨어진 학생들에 빗대 비난했다. 이에 당 내부에선 유감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전에 가르쳤던 학생과 코로나19 세대를 겪었던 학생들의 차이가 심각할 정도로 있다. 학력 저하가 심각했다”며 “많은 의원들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초선 의원들이 코로나19 때 그 초선들이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 의견을 얘기할 때 정리가 덜 된 거 같았다”며 “코로나19가 갖고 오는 문제점이 국회 안에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같은 날 ‘더민초(민주당 초선 모임)’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과했다.
윤영찬 “이재명 체제 평가 없이 혁신도 없어”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도 문제시 되지만 당 내부에선 보다 직접적으로 혁신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 대한 혁신 역시 함께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 없이는 혁신도 없다”며 “혁신은 모든 것을 바꾸고 새롭게 고친다는 의미인데 혁신위가 이 대표 체제에 대해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 지키기 혁신위라는 말이 틀린 얘기가 아니다”라며 “지난 1년을 이 대표가 끌고 왔기 때문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을 배제하면 무엇이 혁신의 과제이고 대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냐”며 소리 높였다.
이원욱 “성역 있는 혁신을 누가 혁신으로 보는가”
이원욱 민주당 의원 역시 당 혁신위가 이 대표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혁신위의 이 대표 탄핵사유를 발견 못했다는 발언 관련) 이 대표를 탄핵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평가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역 있는 혁신을 누가 혁신이라고 보겠냐”라며 “성역 없이 진정으로 아무런 조건이 붙어 있지 않은 혁신이 돼야 떠나간 국민 민심이 돌아온다. 혁신을 하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고 잘못된 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선을 왜 졌는지, 지방선거를 왜 졌는지, 왜 이 대표 체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못하는데 당 지지도는 고착돼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해야 진단이 나오고 그것을 고쳐나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서복경 혁신위원은 지난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탄핵에 이르는 사유를 발견 못했기 때문에 현 지도부를 전제로 혁신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