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가 ‘가짜 연기를 하기 싫어 연극을 그만뒀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자 “오해살 만했다”며 사과했다.

손석구는 23일 JTBC ‘뉴스룸’에서 “연극 연기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었다”는 앵커의 말에 “평소 배우 친구들과 얘기할 때 쉽게 내뱉는 미숙한 언어와 단적인 예시가 섞였다. (가짜 연기 발언이)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문장이었다”고 답했다.

또, “연기를 시작했던 때, 간혹 한 가지로 정형화된 연기를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내 옹졸함과 고집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그걸 계기로 어렸을 때부터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이 작품에 나의 색깔을 넣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라는 설렘이 작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도 부연했다.

자신의 발언을 공개 비판한 배우 남명렬과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오해를 풀었다고 한다. 손석구는 “(남명렬) 선배님께 손편지를 써서 사과했다. 선배님도 그걸 보시고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고 답장도 주셨다. 연극도 보러 오시기로 했다. 어떤 코멘트를 주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앞서 손석구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연기를 시작했을 땐) 연극만 하려고 했으나 매체로 옮긴 계기가 있다”면서 “(연극) 감독님들이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지 왜 가짜연기를 하게 하느냐는 마음에 연극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소극장 연극 특성상 속삭이듯 말해야 하는 대사를 큰 목소리로 표현해야 하는 데 대한 반발심을 털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석구가 출연 중인 ‘나무 위의 군대’는 350석 규모 소극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배우들이 마이크를 달고 연기한다.

남명렬은 SNS에서 해당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40년 넘게 연극 무대에 오른 그는 손석구의 발언을 두고 “오만하다”고 꼬집으며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