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 둔화의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집계돼 6월(3.5%)보다 0.2%p 내렸다. 지난해 5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0%에서 3월 3.9%, 4월 3.7%, 5월 3.5%로 3개월 연속 하락한 뒤 6월 3.5%로 주춤하다가 다시 내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까지 내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면서도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이 예상돼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을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공공요금(75.9%), 농·축·수산물(34.5%), 개인서비스(26.1%) 등을 꼽았다.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수출 부진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2.5포인트 오른 103.2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올랐고, 두 달째 100을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 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91)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99)이 전달 대비 각각 2p, 1p, 1p 올랐다. 현재경기판단(75)과 향후경기전망(84)은 6p씩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113)은 전달과 같았다.
금리수준전망은 112로, 전달보다 7p 올랐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을 전망한 사람보다 많을 때 100을 웃돈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고 최근 시장금리가 오른 것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가격전망은 전달보다 2p 오른 102로 집계됐다. 이는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전망하는 경우보다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은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뒤 8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황 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 폭의 둔화도 계속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아직 지역별로 온도 차가 있고 대출금리도 최근 상승세라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2432가구가 응답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