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회사형 GA 설립↑…수익 양극화·소비자 보호는 과제

보험사 자회사형 GA 설립↑…수익 양극화·소비자 보호는 과제

기사승인 2023-07-27 07:00:02
하늘에서 본 여의도 금융가.   사진=박효상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너도 나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에 나서고 있다.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GA간 과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GA는 보험 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보험대리점을 말한다. GA 소속 설계사는 소속 보험사의 상품만을 취급할 수 있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제휴한 여러 회사 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다. 때문에 ‘보험 판매 백화점’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회사형 GA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GA를 보유한 보험사는 7월 기준, 총 14개사(생명보험사 9개사, 손해보험사 5개사)다.

보험사들이 GA 설립에 나서는 이유는 영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가 영업에만 집중하면 본사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 전반의 빠른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험회사는 여전히 GA, 전속설계사 등 대면채널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산업 전체 매출 중 대면영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99.3%(초회보험료 기준), 87.1%(원수보험료 기준)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보험상품 비교 증가,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 회계제도 변경 후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를 위한 신계약 경쟁 등 다른 보험업 내·외부 환경 요인 역시 자회사형 GA 설립 유인을 증대시키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 회계제도(IFRS17)로 수익성이 높고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보험상품 중요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많은 보험사들이 GA채널을 활용해 영업력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난 2021년 기준 생명보험 가입률은 64.4% 수준이며, 40~50대의 보험가입률은 80%를 상회한다. GA 시장에서 판매회사 간 경쟁 심화로 수익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대형 GA 가운데 적자기업 비중은 2018년 17.6%에서 2022년 29.3%로 늘어났다.

보험업계 판도 변화가 가입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판매 인력 확보를 위한 GA 업체 간 과도하고 무분별한 경쟁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판매 인력 증원을 위한 GA 업체의 과도한 비용지출 경쟁과 설계사들의 잦은 이동이 불완전판매(금융기관이 금융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이나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나 부당승환계약(보험 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기존 고객의 계약을 해약한 뒤 새로운 회사의 보험계약으로 다시 가입시키는 것)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GA의 무분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었다. 싱가포르 금융감독당국(MAS)은 설계사 영입 과정에서의 과도한 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설계사 보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이직 인센티브(Sign-on Incentive)를 최소 6년에 걸쳐 지급하고, 1차년도에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경우 향후 3년간 연평균 보수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모집 규체체계 마련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제판분리 환경에서 상품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객관적, 중립적 위치에서 추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모집시장에 대한 종합적 평가와 판매자 정보공개 확대를 통한 시장규율 강화 차원에서, 상품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상품공급자의 규모와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상품제조자) 중심의 보험모집 정보가 제공됨에 따라, 상품공급자의 변화 특징 및 문제점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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