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지낼 예정이지만, 유럽 베이스의 코치들 같은 경우는 각각의 나라에서 나폴리(이탈리아)나 마요르카(스페인)의 경기를 본다든지 해외 관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당연히 팀 일정이 있으면 합류할 것이다. K리그는 차두리, 마이클 킴 코치 등이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남긴 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한국에서 상주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약 5개월의 시간 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있던 시간이 더욱 길었다.
축구계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일 미국으로 향했다. 지난 6월초 A매치가 뒤 약 한 달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24일 입국하자마자 또 자리를 비웠다. 이번 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생일을 포함, 이전에 잡혀 있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한국보다 해외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더욱 길었다.
지난 3월 한국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고 4월에 해외로 떠나 유럽파를 점검했고, 국내로 돌아와 잠깐 시간을 보낸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 행사에 참가한 뒤 다시 돌아갔다. 6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으로 돌아와 2연전을 치른 뒤 하계 휴가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이 단순히 해외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파를 점검하고, 안드레아스 괴프케 수석코치 등 해외에서 상주하는 코치들과 직접 만나 대표팀에 논의하기도 한다.
다만 대표팀의 주축인 K리그 선수 발굴에는 소홀하다는 게 국내 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이후 해외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주로 마이클 김 코치나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주로 K리그 현장을 찾았다.
지난 6월 페루와 엘살바도르를 상대하기 위해 소집명단을 꾸릴 당시 안현범(전북 현대), 김주성(FC거울), 박용우(알 아인) 등 다양한 국내파 등을 소집해 활용했지만, 큰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안현범은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보고 선발한 선수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나 거주 논란은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감독 부임 전부터 우려하던 문제점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코칭스태프에 선수 점검이나 대표팀 스케줄 조정을 상당 부분 맡기고 미국에서 보고받는 형식을 통해 일을 처리해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전술적인 부분을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프 전 독일 감독에게 일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가뜩이나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치른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이번 출국은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본인은 물론 코칭스태프 전원이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던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과 더욱 비교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단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보다 해외에서 있던 시간이 더욱 긴 것으로 안다. 물론 대표팀의 핵심은 해외파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국내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도 숙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