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대를 떠나는 날까지 ‘영원한 오빠’로 불리고 싶습니다.”
내년 데뷔 60주년을 맞는 가수 남진의 소망이다. 내달 전국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13일 서울 상암동 YTN뉴스스퀘어세어 만난 남진은 “가왕이니 황제 같은 말보다 ‘원조 오빠부대’ ‘영원한 오빠’라는 말이 더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진은 데뷔 과정부터 드라마틱하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20대 초반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가 재능을 알아본 밴드 마스터에게 우연히 발탁됐다. 1964년 노래 ‘서울 푸레이보이’로 데뷔한 후 이듬해 국민 스타로 떠올랐다. 가요계에 팬클럽 문화가 생긴 것도 이즈음이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나훈아와 양강 구도를 이루며 수많은 ‘오빠 부대’를 이끌었다. 남진은 “팬클럽 문화를 처음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있다”고 했다.
‘둥지’ ‘미워도 다시 한번’ ‘님과 함께’ ‘빈 잔’ 등 히트곡만 수십 개. 영화배우로도 활약해 출연작만 70편에 달한다. 가수 나이로 환갑을 앞둔 거장의 열정은 메마를 줄 몰랐다. 남진은 “좋은 곡을 만나면 연인을 보듯 가슴이 뛴다”고 했다. 그가 이날 정오 발표한 신곡 ‘이별도 내 것’과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역시 이런 설렘으로 완성했다. 발라드풍의 ‘이별도 내 것’은 무명 작곡가의 작품이고, 재즈 스윙을 접목한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신인 작사가가 가사를 썼다. 도전을 두려워 않는 노장의 저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남진은 신곡 발매와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부천, 대전, 청주, 대구, 울산, 전주, 제주 등을 돌며 공연을 연다. 공연 연출을 맡은 김현수 단국대 국악과 교수는 “영상과 조명, 전통예술이 하나 된 콘셉트로 공연을 만들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남진은 체력 단련에도 열심이다. “가만히 서서 노래를 부르면 팬들이 지루해한다”며 “하루 1~2시간씩 운동을 하며 체력을 관리한다”고 했다. 공연은 두 시즌에 걸쳐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무대에서 가장 큰 힘을 주는 건 팬들의 환호입니다. 팬이 없으면 연예인은 존재할 수 없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감사함과 소중함이 깊어집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가수 인생을) 대충 끝낼 수는 없어요. 새로 데뷔하는 기분으로 혼신과 열정을 다하고 사랑을 담아서 노래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많이들 와서 봐주쇼잉!”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