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국립공원이 ‘입산 금지’ 구역을 알리기 위해 설치한 경고문에 추락사한 시신 사진을 그대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조선닷컴 보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는 토왕성 인근 산길에 설치한 출입금지구역 안내판에 추락사 사고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을 사용했다.
안내문에 ‘잠깐, 이래도 가셔야 하겠습니까’라는 경고문과 ‘현재 이 구간은 출입금지구역’ ‘매년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매우 위험한 지역’이라는 내용도 적혔다.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설악산 국립공원 관련 블로그에도 2015년 당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규 탐방로를 이용하라’고 적힌 경고문에 구조용 들것과 바디백(시신 가방)이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다.
매년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지역인 만큼 등산객들에게 강하게 경고하기 위한 국립 공원의 의도로 보인다. 실제 해당 출입금지 안내판이 부착된 구간은 사전에 국립공원을 통해 허가받은 암벽 등반객 등만이 이용할 수 있는 구간으로 알려졌다.
추락사한 시신 사진을 그대로 쓴 것을 두곤 반응이 엇갈린다. 일부 누리꾼은 “사진이 너무 자극적” “과도하다” “유족에게 허락받고 쓴 것일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담뱃갑에 있는 공익광고처럼 꼭 필요한 경고”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말아라”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란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5년간 국립공원에서 탐방객 안전사고가 770건 발생한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은 설악산이었다. 지난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공원공단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립공원 탐방객 가운데 사망자는 73명, 부상자는 697명이었다.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립공원은 설악산(25명)이었고, 이어 북한산(19명) 지리산(8명) 덕유산(4명) 무등산(3명) 순이었다. 사인은 심장 돌연사가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추락사도 30건에 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