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과 편의점·대형마트까지 할로윈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10월 초부터 등장했던 할로윈 전용상품도 보기 힘들어 졌다.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경우 할로윈 상품 수를 40%가량 줄였고,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도 이번에는 할로윈 전용 메뉴를 선보이지 않기로 했다.
놀이공원의 가장 큰 이벤트이기도 했던 호러 할로윈 축제는 사라지고, 에버랜드는 추수감사절, 롯데월드는 판타지 테마가 대체했다. 통신업계인 KT도 마이알뜰폰 할로윈데이 이벤트를 연다고 안내했다가 부적절하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라 온라인 이벤트를 급하게 변경 조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부 업체들은 할로윈 이벤트, 판촉판매 등을 내세우고 있다. 아트박스, 일부 다이소에서는 할로윈 용품들이 즐비했고, 할로윈 행사 광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위니비니, 코펜하겐 등 외국계 기업 일부에서는 이전처럼 할로윈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할로윈 이벤트를 중단했던 게임업계도 할로윈 기념 이벤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두고 소비자 여론의 찬반 입장이 극명히 갈렸다. 다음·네이버 커뮤니티 상에서는 일부 할로윈 상품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여는 업체에 대해 비난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네이버 한 카페에 올라온 할로윈 행사 또는 이벤트 관련 글에서 다수의 네티즌들은 ‘벌써 다 잊은건지, 할로윈 물품을 판매하는 곳을 보면 깜짝 놀란다. 이제 할로윈 관련한 이벤트나 행사는 안했으면 좋겠다’ ‘올해까지는 자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상술이나 다름없다’ ‘할로윈 행사 참여한다고 추모하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큰 사고였던 만큼 올해는 조용히 지내는 게 맞다’는 등의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태원 참사 애도와는 별개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들은 ‘이태원참사 본질은 축제에 대한 관리감독의 부재였다. 상권들 입장도 생각해줘야 하고, 할로윈 자체의 행사를 건전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존중해 줘야 한다’ ‘할로윈 이벤트나 행사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나. 유가족에 대한 애도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때 사고가 일어났으면 크리스마스 행사도 자제했을까. 할로윈은 할로윈대로 추모는 추모대로 하면 된다’고 댓글로 의견을 남겼다.
소비자의 찬반 여론과 별도로 유통업계는 ‘자제하는 것이 맞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태원 참사 애도에 집중돼 있어 올해는 할로윈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는 추세”라며 “실상 마케팅을 하더라도 예년보다 소비자 수요가 떨어져 크게 주목되거나 매출을 올릴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