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완장을 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완벽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평가전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멀티골과 상대의 자책골,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쐐기골에 힘입어 4대 0으로 승리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이어 튀니지까지 꺾으며 2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7경기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한국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 후 4골을 터트린 건 처음이다.

이날 김민재는 허벅지 내측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다. 팀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더불어 경기 내용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젊은 튀니지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스피드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때로는 공격 라인으로 빠르게 올라가 한국의 공격에 스피드를 불어 넣기도 했다.

경기 후 김민재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했다. 무실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수비면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대승의 공을 돌렸다.

이어 “코칭스태프에서도 수비적인 부분의 개선을 강조했고 선수들끼리도 이 부분에 대해 소통을 많이 하며 준비했다”면서 “특히 튀니지를 상대로는 상대가 역습이 좋기 때문에 압박을 많이 요구했다. 공격할 때도 상대의 역습을 고려하면서 대비했고, 잘 통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주장 완장에 대해 “주장은 감독님이 따로 정하신 것 같다”면서 “부담감은 없었다”고비화를 공개했다.

김민재는 이날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22분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돌렸는데 튀니지 수비수에 맞고 들어갔다. 득점 당시에는 김민재의 골로 인정됐지만, 이후 야시네 메리아의 자책골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 김민재는 “무실점 승리가 더 기분이 좋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난 시즌 나폴리(이탈리아)에서 주전으로 활약, 좀처럼 쉬지 못했던 김민재는 올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 중이다.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이번 대표팀 소집에도 가장 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지친 내색 없이 “모든 선수들이 힘들다. 특히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 막바지라 더 힘들 것이다”면서 “베트남전이 끝나고 돌아가겠지만 지난 시즌에도 많은 경기를 소화한 적이 있다. 몸 관리를 잘해서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보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