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갑질은 높은 수수료와 필수구매품목 지정 등을 통한 폭리, 일방적 계약 종료 등으로 다양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맹점들과 상생경영을 실천하는 일부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 자체만을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면서 착한 경영을 통한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방적 계약 종료 ‘아디다스’ 필수구매품목 ‘떡참’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국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의 ‘갑질’ 사례가 줄을 이었다. 업체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가맹점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등 일종의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나 의혹을 받고 있다.
우선 피터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이사는 가맹사업법과 대리점법 위반으로 국감장에 나선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해 1월 사업을 개편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 가맹 계약 종료를 통보해 논란이 됐다. 계약을 종료 당한 가맹점주들은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판매권 박탈 및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 등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을 호소했다.
찜닭 전문점 ‘두찜’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 기영F&B의 이기영 대표는 두 번째로 론칭한 브랜드 ‘떡볶이 참 잘하는 집’ 가맹점주들과 필수구매품목 지정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기영 떡참 대표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각각 불출석했다.
모바일 상품권 정산 깜깜이 ‘투썸·할리스’
이종현 케이지 할리스에프앤비 대표는 모바일 상품권 정산 수수료 및 정산 지연 내용과 관련해 증인대에 올랐다. 예정돼 있던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는 상생협력을 약속하며 출석하지 않았다.
모바일 상품권은 신유형 상품권 중 하나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용가능한 상품권이다. 모바일 상품권 발행사 등이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에는 발행수수료 외 발행대행사, PG사, 중개사 등 플랫폼, 신용카드사, 가맹본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발행사는 모바일 쿠폰 수수료 정산내역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가맹점주는 구체적인 계약조건 등에 대한 정보에 전혀 접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발행사가 쿠폰사업자에게 정산을 하는 시점도 상이하다. 던킨도너츠는 카카오선물하기 정산기간이 5일(정산금 지급 소요 5~9일)인데 반해 할리스는 1개월(15~45일)가량 걸린다. 가맹점 정산 지연으로 소상공인들의 유동성은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수료 갈등 ‘버거킹’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의 이동형 대표는 7월 가맹점주의 광고 분담금을 광고가 아닌 다른 곳에 쓰고 이를 가맹점주에게 알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을 받았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이동형 비케이알(버거킹) 대표는 코로나 확진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협의회장은 “글로벌 기업인 버거킹이 미국에서 로열티와 광고비를 합쳐 8.5%를 가져가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물류 마진과 배송비를 합쳐 17.8%를 떼어 간다”며 “가맹점이 햄버거를 만들어서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호소했다.
상생경영 프랜차이즈 어디?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 자체만을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면서 착한 경영을 통한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요식업을 하는 프랜차이즈라면 예전엔 소비자들이 단순히 음식의 맛만 중요시 했지만 이제는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 나아가서 해당 브랜드를 경영하는 기업의 이미지까지 신경쓴다”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킬 경우 불매로까지 이어지는 만큼 경영 차원에서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본사 차원에서 모든 걸 세세히 관리할 수 없게 된다”며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일한 생각으로 대충 넘어가려고 사안을 무마할 경우 더 큰 후폭풍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