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면 다 내 이름이래/ 쿵치팍치 또한 내 이름인가” 그룹 세븐틴 멤버 에스쿱스는 신곡 ‘음악의 신’에서 이렇게 랩을 한다. 그가 ‘쿵치팍치’로 ‘강제개명’한 사연은 따로 있다. 에스쿱스는 데뷔 때부터 별명 부자로 통했다.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잘못 부르면서다. ‘출애굽기’ ‘애국보수’ ‘예습복습’ 등 네 글자로 된 단어는 모조리 에스쿱스의 별명이 됐다. 오죽하면 네 글자 단어를 연달아 대는 ‘에스쿱스 게임’이 생겼을 정도다.
세븐틴은 이런 비화를 유쾌하게 음악으로 표현했다. 23일 공개한 미니 11집 타이틀곡 ‘음악의 신’이 그 결과물이다. 세븐틴은 이 곡에서 “세상에 음악의 신이 있다면/ 고맙다고 안아주고 싶어”라고 노래한다. 노래로 언어장벽을 허문 K팝 아이돌의 ‘음악 찬가’다. 세븐틴은 전날 소속사 플레디스를 통해 “‘음악의 신’은 (들으면) 축제라는 단어가 단번에 떠오르고 행복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곡”이라며 “후렴에선 신나는 리듬 속에 모든 소리가 하모니가 되는 마법이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노래는 공개 직후 한국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톱100 1위로 직행했다. 올해 남성 그룹이 발표한 노래로는 처음 거둔 성과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브라질, 필리핀, 싱가포르 등 총 29개 국가/지역 정상에 올랐다. ‘음악의 신’이 실린 미니 11집은 발매 당일 328만장 넘게 팔렸다. 첫날 399만장 팔리더니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넘긴 미니 10집의 흥행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음반 제목은 ‘세븐틴의 천국’을 뜻하는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 “도전과 개척으로 가득했던 세븐틴의 긴 여정의 끝에서 모두 함께 느끼는 행복의 순간”(민규)을 표현한 제목이다. 세븐틴은 이 음반에 ‘음악의 신’과 ‘SOS’, ‘다이아몬드 데이즈’(Diamond Days), ‘헤드라이너’(Headliner) 등 단체곡과 퍼포먼스·힙합·보컬팀의 유닛곡을 실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미국 출신 음악 프로듀서 겸 DJ 마시멜로가 ‘SOS’ 작업에 참여했다.
세븐틴은 오는 27일 KBS2 ‘뮤직뱅크’에서 신곡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오는 12월엔 태국, 필리핀, 마카오 등을 돌며 콘서트도 연다. 막내 디노는 “‘음악의 신’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그날까지 세븐틴은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