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은 프로축구 판도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2023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이 3일 파이널 스플릿A(상위 스플릿)의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10개월 만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올해 K리그는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올 시즌 K리그1 누적 관중은 244만7147명으로 유료 관중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평균 관중도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
시즌 내내 흥미진진했기에 팬들도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울산은 최다 우승 공동 5위에 해당하는 통산 4회 우승과 함께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시즌 17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올해 큰 위기 한 번 없이 독주를 이어간 끝에 조기 우승을 확정, 큰 경기와 뒷심이 부족하다는 트라우마를 완전히 씻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합류한 수비수 김영권은 팀의 핵심 수비수로 곧장 자리잡았고, 지난 시즌 MVP인 이청용은 후반 조커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외에도 외국인 선수 트리오인 바코(11골 1도움), 루빅손(6골 3도움), 아타루(3골 3도움) 등은 팀의 중심을 잡았다.
공격수 주민규는 17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전 하나시티즌의 티아고와 득점 수가 같았지만, 주민규가 출전 시간이 적어 득점왕에 올랐다.
울산의 라이벌인 전북 현대는 올 시즌 간신히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에 나가게 됐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3승 1무 6패로 부진하자 김상식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영입했지만 10년 만에 무관으로 쓸쓸히 시즌을 마쳤다.
승격팀 돌풍도 눈에 띄었다.
2022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치하며 승격한 광주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16승 11무 11패(승점 59점)로 3위를 차지, 구단 출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시즌 직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광주지만, 강호들과 맞서 맞불을 놓는 화끈한 축구로 팬심과 결과를 동시에 잡았다.
광주는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진출하게 됐다. 또한 이순민이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광주에 밀렸지만 대전 하나시티즌도 시즌 초반 승격팀 돌풍을 일으켰다. 이민성 감독 특유의 공격 축구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리그 최강팀인 울산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 팬들에게 인상깊게 남았다. 다만 여름이 되면서 힘이 부치기 시작한 대전은 최종 8위(12승 15무 11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대전은 시즌 종료 직전 이민성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다음 시즌 준비를 빠르게 시작했다.
‘전통의 명가’ 수원은 최하위로 강등됐다. 지난 시즌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간신히 잔류했지만, 올해는 아예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수원은 시즌 내내 하위권을 멤돌다 9월부터는 단 하루도 최하위인 1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36⋅37라운드에서 첫 연승을 기록하며 기적을 꿈꾸는 듯했으나 강원FC와의 최종전에서 0대 0으로 비기며 끝내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은 감독을 두 차례나 경질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김병수 감독을 경질한 이후 플레잉 코치였던 염기훈을 감독 대행으로 앉혔지만, 끝내 기적을 만들지는 못했다.
수원과 라이벌을 형성하고 있는 서울은 상하위 스플릿이 갈렸던 33라운드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하위 스플릿 1위인 전체 7위에 만족하게 됐다.
한편 극적으로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 10위 강원FC와 11위 수원FC도 아직 1부 잔류가 확정된 건 아니다.
강원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인 김포FC와, 수원FC는 K리그2 2위 부산 아이파크와 각각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차전은 오는 6일, 2차전은 9일에 열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