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이 유방암 특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 기업 볼파라 헬스 데크놀로지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미국 AI 시장 선점에 나선다.
루닛은 14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의 지분 100%를 미화 1억9307만달러(한화 약 2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한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이다. 2016년 4월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플랫폼을 미국 시장에 집중 공급하며 매년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매출 210억원, 2023년 매출 282억원으로 실적을 쌓고 있다.
현재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42%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것이 루닛 측의 설명이다.
루닛은 이번 볼파라 인수를 위해 인수자금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볼파라는 내년 2분기 안에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75%의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합병 완료까진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은 볼파라 최종 인수 뒤 자원 효율화 및 사업개발 집중을 위해 볼파라를 호주 시장에서 상장 폐지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루닛은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을 본격적으로 올리는 동시에 미국 내 자체 AI 솔루션 판매망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약 1억장 보유하고 있다.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어 법적분쟁 가능성을 해소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추가적으로 연간 약 2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루닛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자, 앞으로 루닛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강력한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오는 2025년으로 예상했던 손익분기점을 1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올해 3분기에 시작된 볼파라 인수 추진 과정에서 암 정복에 대한 양사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양사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