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는 AI 학습데이터 대가 논의…언론협회 공동 대응한다

불 붙는 AI 학습데이터 대가 논의…언론협회 공동 대응한다

기사승인 2023-12-29 06:00:20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저작권 강국 실현 4대 전략' 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의 대가 관련 국내 언론협회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정부도 AI 학습데이터 대가가 필요하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AI 업계에서는 반발이 큰 상황이다.

29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사회에서 AI 학습 데이터 대가 관련 국내 언론협회가 공동 대응하는 방향이 논의됐다.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이 참여한다.

재단은 ‘뉴스토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국내 84개 매체의 뉴스 데이터를 검색,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번 공동 대응에서 향후 AI 학습에 사용될 뉴스 데이터 플랫폼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 관계자는 “아직 결의된 사안은 아니고 준비 단계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없다”며 “오는 2024년 초에 실무적인 내용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같은 날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공식 발표했다. 안내서에는 ‘AI 사업자는 가급적 사전에 저작권자로부터 적절한 보상 등의 방법으로 적법한 이용 권한을 확보해 분쟁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서나 논문, 언론사 기사 등은 물론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공개된 저작물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명시됐다.

안내서는 초거대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적 구속력은 없다. 유권해석 자료도 아니다.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의 판결을 통해 이뤄진다. 안내서에서도 ‘저작권법 개정안의 논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됐다.

다만 AI 업계에서는 반발이 큰 상황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 초거대AI추진협의회는 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안내서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했다. 협의회는 AI 사업자 유의사항 중 ‘학습데이터에 대한 적법한 권한을 확보할 것을 권고한다”는 문구 삭제를 제언했다. 방대한 데이터의 이용목적, 기간, 대가 등을 건건이 협의·계약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초거대 AI 모델과 서비스를 발표하는 가운데 이런 절차로는 신속한 기술 개발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안내서가 향후 입법·사법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학습 데이터를 구매하는 기업도 있지만 (언론사 크롤링 등은) 생성형 AI의 성능을 쉽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서 업계에서 많이 사용 중”이라며 “정부 안내서가 나오긴 했지만 논의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당장의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종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 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에 안내서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24년에도 AI 워킹그룹을 운영한다. AI 학습 저작물 이용 시 보상체계와 AI 산출물 보호 여부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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