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 4곳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다. 삼성전자와 취업 연계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종로학원이 카이스트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개 과기원의 2024학년도 정시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103.74대 1로 집계됐다.
4개교를 다 합해 정시에서 65명을 선발하는데 6743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지원자 3712명보다 81.7%(3032명) 늘어난 수준이다.
과기원별로 살피면 유니스트가 112.0대 1을 기록해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2024학년 정시에선 15명을 모집하는데 1680명이 지원했다. 10명을 모집하는데 541명이 지원한 지난해와 비교해 3배 늘었다. 카이스트 경쟁률은 107.35대 1, 디지스트는 97.47대 1을 기록했다. 3개교 모두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지스트는 96.94대 1로, 전년 123.80대 1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대 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와 함께 운영하는 채용 연계형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한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유니스트, 디지시트, 지스트는 2024학년도 삼성전자와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5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했다.
별도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KENTECH)은 10명 모집에 401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40대 1이었다.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202명)와 경쟁률(60.3대 1) 모두 줄었다.
이공계 특성화대학 5개교는 군외 모집이 이뤄져 정시 3회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반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정시에서 군별로 1개씩 총 3번 지원하고 이들 대학에 추가로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과기원에 수능 성적으로 지원하는 수험생이 보통 최상위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대, 약대 등 중복합격 시 이탈 학생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교육업계는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기원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로 지원자가 몰랐다”며 “카이스트는 의대 중복합격에 따른 이동 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나머지 대학에서도 약대 등으로 중복합격 시 빠져 나가는 인원이 지난해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