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정시모집 합격자 10명 중 3명이 입학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선호 현상’과 ‘문과 침공’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2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SKY 합격자 가운데 134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해 3개 대학 정시 모집정원은 4660명으로, 합격생의 38.8%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등록 포기자는 연세대가 643명(38.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려대 545명(33.2%) 서울대 155명(11.5%) 순이었다.
등록 포기자 수는 자연계(737명)가 인문계(564명)보다 많았다. 다만 인문계 등록 포기율은 증가세인 반면, 자연계 등록 포기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세 대학 인문계는 거꾸로 세 대학 정시 합격생의 등록 포기율은 2021학년도 24.2%에서 2022학년도 27.3%, 2023학년도 28.1%로 늘었다. 자연계 합격생의 등록 포기율은 2020학년도 45.2%에서 2021학년도 35.8%, 2022학년도 35.6%, 2023학년도 33.0%로 줄었다.
자연계 등록 포기자의 상당수는 의대에 중복으로 합격한 학생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개 대학 의대의 등록 포기자는 12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었다. 서울대 의대는 최근 5년간 등록 포기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뀌면서 인문계 합격자의 등록 포기가 대폭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2학년도 이후부터 정시 선발규모 확대, 통합수능으로 인한 교차 지원, 의대 쏠림 현상 심화, 약대학부 전환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이전보다 등록 포기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종로학원은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모집 인원이 증가했고 의대 쏠림 현상이 여전한 상황인 만큼 현재 진행되는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중복 합격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올해는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등록 포기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대학별로 추가 합격 일정, 통보 방식을 정확하게 체크해야 하고, 사전에 중복합격 발생시 어떤 기준에 의해 명확하게 등록 대학을 결정할지에 대한 판단 지표도 명확하게 설정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