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육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에서의 훈련을 당장은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이 군사합의를 무력화하는 행동에 나섰지만, 아직 육상 완충구역 내 도발은 감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의 한 소식통은 28일 "당초 2월 중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을 검토했지만, 시간을 갖고 대응하기 위해 잠정 보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군이 지난 5∼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을 하자, 지난 8일 우리 군은 해상은 물론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 당국이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및 기동훈련을 당장 재개할 것처럼 발표했다가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은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아직 육상 완충구역에선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하지않고 있어 우리 군이 먼저 이를 재개하는 데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언제든지 훈련을 재개할 수 있지만 당분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해상 완충구역에선 북한군의 지난 5일 서해 NLL 인근 포 사격 때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대응 사격에 나서 이미 우리 군의 훈련이 재개됐다.
국방부는 해상 및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 재개는 육·해·공군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정치·군사적으로 민감한 훈련을 지침없이 재개하기는 어렵다.
주한미군도 군사분계선 5㎞ 이내 포병사격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훈련 재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등 훈련 재개는 향후 북한의 도발 상황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