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올해 첫 국산 신약 타이틀 기대…’P-CAB’ 경쟁 심화

제일약품, 올해 첫 국산 신약 타이틀 기대…’P-CAB’ 경쟁 심화

기사승인 2024-01-30 06:00:11
제일약품 전경. 제일약품

제일약품이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로 올해 첫 국산 신약 타이틀 획득을 앞두고 있다. 제일약품이 연매출 2000억원에 달하는 P-CAB 시장에 합류할 경우 시장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신약 제37호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검토를 받고 있는 업체는 제일약품, 비보존제약, 신풍제약 등이 있다. 이 중 제일약품은 타 업체들보다 빠른 지난해 6월 허가를 신청해 올해 하반기 승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약은 통상 허가를 받기까지 1년여가 걸린다. 

제일약품이 선보일 신약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자스타프라잔’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P-CAB 제제다. P-CAB 제제는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자주 사용하던 양성자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빠르고, 음식이나 약물에 따른 효과 감소 우려가 없어 환자 복용 편의성이 높다. 국내 P-CAB 시장은 2018년 최초 제품 등장 이후 급격히 성장했고, 2027년에는 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두 곳이 선점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신약 허가에 이어 P-CAB 시장 점유율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올 하반기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판매 허가 이후 다양한 제약사들과의 유통판매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CAB 시장 규모 자체를 넓히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라며 “지난해 중국 PPI 강자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으로 자스타프라잔 판권을 기술 이전한 만큼 중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날로 커지는 P-CAB 시장…수출·적응증 확대 관건

P-CAB 시장의 성장은 국내외를 아우른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 리서치(BCC Research)는 세계 P-CAB 시장이 17개국 기준,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P-CAB 시장 규모는 2022년 대비 2023년 50% 성장했다. 해당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HK이노엔의 경우 지난해 케이캡 원외처방실적만 1582억원을 기록했다. 500억원대로 매출 2위를 달리는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기술 수출로 2조5000억원 규모의 성과를 냈다. 

업계는 올해 자스타프라잔의 진입과 복제약(제네릭)의 개발 성과가 잇따르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P-CAB 제제 중 하나인 ‘보노프라잔’ 복제약 개발에 들어선 국내 기업만 해도 동화약품, 대원제약, 한림제약, 동구바이오제약, 휴텍스제약, 마더스제약, 비씨월드제약 등 11곳이다.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HK이노엔, 대웅제약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출 국가 및 적응증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적응증을 5개 보유한 가운데 해외 35개국에 대한 수출 통로를 마련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거나 완료된 임상 연구는 80여건, 임상 논문은 50여건으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지속하면서 국산 신약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적응증도 국내 P-CAB 계열 제품 중 가장 많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해외 35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8년까지 유럽을 포함한 100개국 수출, 2030년 글로벌 현지 매출 2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역시 위식도역류질환, 위염 외에 4가지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제형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중에서도 반감기가 9시간으로 가장 길어 유럽, 미국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진통제로 인한 궤양 예방 등 다각도로 임상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구강붕해정과 주사제 개발을 통해 제형 확대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일약품 역시 허가와 동시에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현재 위궤양에 대해서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역류성 식도염을 비롯한 다양한 소화기 질환 적응증으로 넓혀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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