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제 GV1001이 항노화 효과를 일으켜 세포 노화와 신경 퇴행을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젬백스앤카엘은 고성호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팀의 ‘GV1001의 항노화 효과를 통한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의 신경 퇴행 억제와 수명 연장(GV1001 reduces neurodegeneration and prolongs lifespan in 3xTG-AD mouse model through anti-aging effects)’ 논문이 최근 국제 저널 ‘노화(Aging, IF 5.955)’에 게재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밝힌 기전은 GV1001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요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에 관련된 효소(BACE)와 노화 단백질의 수치를 감소시켜 뇌 속 세포 노화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GV1001은 병증의 정도가 심한 고령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실험에서 생존 기간을 두드러지게 연장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 효소(BACE)는 아밀로이드 베타 전구체 단백질(APP)을 자르는 효소로, 노화가 진행될수록 BACE 수치가 높아져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고 플라크 형태로 응집되면서 신경세포는 손상된다.
GV1001 투여 결과, 뇌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타우 인산화가 억제돼 세포 사멸이 감소했다. 또한 노화로 인해 증가한 노화 관련 단백질 발현도 눈에 띄게 억제됐으며, 텔로머라제가 활성화돼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났다. 노화 시계로 불리는 텔로미어 길이는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에서 단축되는 양상을 보이는 중요한 마커이다. 연구팀은 신경 퇴행과 세포 노화 억제는 GV1001의 세포 사멸 방지 효과 때문임을 강조했다.
논문 책임저자인 고성호 교수는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뿐만 아니라 뇌 속 노화 관련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고, 항노화 신호 전달 경로를 촉진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국내외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젬백스는 미국, 유럽에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전개하고 있고, 국내 3상 임상시험은 삼성제약에서 진행한다. 지난 5월 젬백스로부터 국내 실시권을 취득한 삼성제약은 최근 효율적인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 임상시험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GV1001은 2상 임상시험을 통해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중등도 이상의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 변경이 승인되면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에 따른 조속한 상업화가 기대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