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대학의 무전공 전형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학에서 무전공 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일반 신입생보다 최대 5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학별 공시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 등 5개교에서 ‘자유전공학부’ 또는 계열·단과대학 단위 ‘광역 선발’ 모집단위의 중도 탈락률이 해당 대학 전체 평균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탈락은 자퇴, 미등록, 미복학, 유급 등으로 졸업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공시된 2022년 서울대의 중도 탈락률 전체 평균은 1.9%이다. 그러나 국어국문학과, 역사학과 등을 광역 선발하는 인문계열은 이를 크게 웃도는 4.9%였다.
연세대는 융합과학공학부의 중도 탈락률이 15.6%로 평균(3.0%)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글로벌인재학부(6.2%)와 융합인문사회학부(4.8%)도 평균보다 높았다. 고려대도 자유전공학부의 중도 탈락률이 5.8%로 평균 3.4% 이상이었다.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 무전공 학과의 중도 탈락률은 14.2%로 전체 평균(3.2%)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공학계열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은 12.4%, 인문과학계열은 6.3%, 사회과학계열은 6.1%로 나타나 평균보다 높았다. 서강대 인문학부 무전공 학과 중도 탈락률은 14.0%, 사회과학부는 10.3%로 평균 3.7%를 웃돌았다.
교육업계는 무전공 학과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배정받지 못하는 등 이유로 부적응해 중도 탈락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입학 후 학과 배정 문제가 발생하면 중도탈락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각 대학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정밀하고 구체적인 입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내놓고, 수도권대가 모집정원 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면 국고 인센티브를 더 많이 지원하도록 했다. 비율에 따라 지원받는 금액 차이는 3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재정난에 시달려온 대학들은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무전공 선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10~22일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무전공 선발 전형 운용 대학 61곳 중 47곳(77%)이 “무전공 선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