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올 설은 과대포장이 좀 준 것 같아요”
- 관계공무원, 업체 직원들 쓰레기와 '사투'
설 연휴가 끝났지만 각 지자체 소속 자원순환센터나 위탁 받은 쓰레기 처리 업체들은 가장 분주하고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명절 연휴를 마치고 이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의 한 자원순환센터는 쓰레기 분류 및 스티로폼 파쇄 작업에 분주하다.
쓰레기 분류 작업에 분주한 한 직원은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평소의 2~3배에 이르는 물량이 들이닥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시설과 장비, 인원을 풀가동해 쌓인 폐기물들을 거의 다 정리해 지금은 평상시와 같다”면서 “그래도 올 설 연휴에 나온 스티로폼을 비롯해 쓰레기양은 과대포장 억제 등 관계당국과 시민단체들의 노력 덕분에 예년에 비해 조금은 줄어든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날 등 명절에는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 먹다 남아 버린 음식물들이 쓰레기통에 가득하고 아파트나 골목마다 가득 쌓인 스티로폼 등 각종 선물용 포장재와 일반 쓰레기가 넘쳐난다. 이를 제때 치우느라 관련 공무원들과 업체 직원들은 초과 근무를 해도 일손이 딸리고 힘이 부친다.
전국 지자체의 자원순환센터는 특히 명절 때마다 늘어나는 스티로폼으로 몸살을 앓는다. 과일이나 육류 등 명절 선물 포장을 분리 배출한 탓이다. 자원순환센터에 모인 스티로폼은 분쇄 후 압축기를 통해 잉고트(INGOT)로 제작해 건축 몰딩, 경량 콘크리트, 부직포 등으로 재활용된다.
스티로폼을 재활용하려면 색이 섞이지 않은 흰색 스티로폼을 테이프와 스티커 등을 제거한 뒤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할 수 없는 스티로폼은 땅속에 묻힌다. 소각하면 미세플라스틱이나 유독가스와 같은 발암물질이 발생해 태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이 자연 분해되려면 500년 이상 걸린다.
서울시 자원순환정책팀 관계자는 “명절 연휴가 끝나면 재활용선별센터는 그야말로 재활용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명절에 가장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 종류는 선물 포장재가 늘 1위를 차지한다”면서 “제품 생산 단계부터 과대 포장을 줄이고 가능한 스티로폼이나 비닐류 대신에 종이 포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