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침투율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반격에 나섰다.
차별화 상품 또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뛰어난 상품을 보유한 판매자를 들여와 알리의 초저가 공세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오는 5월부터 신규 입점 판매자의 광고비를 지원하는 입점 혜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입점 판매자 마케팅을 돕고자 내달부터 판매 통계서비스를 개편해 상품평과 키워드 중심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G마켓·옥션의 간판 특가딜 코너인 ‘슈퍼딜’과 ‘올킬’에 참여할 기회도 늘린다.
각 카테고리 매니저가 자체 기준으로 참여 상품을 선정하던 방식을 판매자 신청제로 변경했다.
최종 참여 상품은 품질과 가격경쟁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G마켓은 2019년부터 동결 중인 ‘오픈마켓’ 판매 수수료도 당분간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오리지널’ 판매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판매자에게 상품 주문 금액이 100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수수료 제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판매자는 입점 초기 수수료 부담 없이 고스란히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이후 수수료율도 카테고리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6%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3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숏폼)으로 쇼핑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를 활용한 오리지널 상품·브랜드 홍보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유일무이한 상품을 보유한 이커머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티몬의 경우 2019년 8월 이후 창업한 판매자가 입점하면 최대 60일간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상품·가격경쟁력을 갖춘 신생 판매자가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올려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티몬의 ‘파워딜’에 상품을 노출한 판매자의 마케팅 비용 최대 50%를 지원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국내 판매자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유치 전략을 내놨다. 해외 판매를 희망하는 입점 판매자는 별도 가입 절차 없이 큐텐의 해외사이트에 상품이 자동 등록된다.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마케팅 비용 확대를 감수하면서까지 판매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와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서다.
특히 입점·판매수수료 ‘0원’ 정책을 내세워 국내 판매자를 공략하는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존 생활용품에 더해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으로 상품 구색을 넓히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홍보·대관·영업 등 각 부문 인력을 늘리고, 모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쓰는 남대문 한국 본사 사무실도 강남으로 단독 이전을 검토하는 등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들의 시장 진입으로 가격 경쟁만으로는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진 만큼 우수 판매자 유치를 통한 차별화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구상이다.
롯데온이 지난 4일 카메라, 게임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가전 일부 카테고리의 판매 수수료를 9%에서 5%로 일괄 내리기로 한 것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다. 경쟁력을 갖춘 판매자 확보를 위해 일정 부분의 수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롯데온은 일단 한정된 품목에서 수수료율 인하의 효과를 확인한 뒤 이를 다른 카테고리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