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원대를 기록했다. 배 도매가격도 15kg에 10만원 선을 넘었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를 보여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었고 배는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상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이다. 4만1060원이었던 1년 전보다 123.3%나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지난 1월 17일 9만740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넘겼다. 이달 6일부터는 9만원 선을 계속 웃도는 중이다. 배(신고·상품) 도매가격은 전날 기준 15㎏당 10만3600원으로 10만원대 수준을 보였다.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사과 10개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3만97원으로 1년 전(2만3063원) 대비 30.5% 올랐다.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전날 4만2808원으로 1년 전(2만8523원)보다 50.1% 올랐다.
사과와 배 저장량이 줄고,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한계가 있어 소매가격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1080억원 중 지난달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했고, 다음 달까지 더 사용해 모두 920억원을 소진할 예정이다.
정부가 앞서 설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사과, 배를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하며 저장 물량도 다소 부족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사과와 배를 수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수입 검역 문제로 신속한 수입은 어렵다.
사과·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참외, 토마토 등 과채류 공급이 풍부해지면 과일 수요가 분산돼 가격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과채류 작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일조 시간 부족으로 주요 과채류 출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3000원(5㎏)과 2만4000원(3㎏)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