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국내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후 6시 은행연합회 이사회와 정례회의 겸 비공개 만찬을 갖는다. 금감원의 홍콩 ELS 분쟁 조정 기준안이 나온 이후 일주일 만에 열리는 자리인 만큼 홍콩 ELS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기업은행, SC제일·한국씨티은행, 광주은행, 케이뱅크 등 11개 은행장들로 구성돼 있다.
은행연합회는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사회 후 시중 은행장들과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회 정무위원장, 경제부총리 등을 초청해 매년 5차례에 걸쳐 친목 성격의 만찬 자리를 갖는다.
금감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홍콩 H지수 ELS 검사결과(잠정)·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판매금융사는 판매규모와 귀책사유에 비례해 투자자의 손실액에 대해 0%에서 최대 100%까지 배상을 해야 한다. 은행은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위반 사항이 발견된 사례가 많아 기본 배상비율이 20~30%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제시한 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오는 21일부터 차례로 이사회를 열고 관련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의 홍콩 ELS 배상안에 대해 “이제 논의의 출발일 뿐이고, 앞으로 전체 은행권의 공통 사안과 각 은행의 개별 사안을 바탕으로 당국·은행과 소통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주요 은행별 손실배상 추정액은 어느 정도일까.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액 기준 은행별 예상 배상액은 KB국민은행 약 1조원, 신한은행 약 3000억원, 하나은행 1500억원, 우리은행 5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투자 손실률 50%와 배상 비율 40%를 적용한 수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은행의 전반적인 투자상품 판매 위축, 자산관리 관련 이익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홍콩 ELS 피해자 모임’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앞에서 계약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