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아파트) 본청약이 송전선로 이설 문제로 무기한 연기됐다.
입주 피해가 불가피한 가운데 관계기관인 LH와 한국전력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군포대야미 A2블록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은 3년 뒤인 2027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부지내 고압송전선로 지중화 공사 때문이다.
예정대로면 내달 본청약을 접수하고 2027년 1월 입주였는데 갑자기 바뀐 일정에 사전청약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3년 후 본청약도 보장된 건 아니다. LH에 따르면 아파트 공사여건이 갖춰져야만 본청약을 진행할 수 있다. 공사가 늦을수록 입주 시기도 밀린다.
피해자 구제가 시급해보인다. 본청약 계약금을 마련하려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전세에서 월세로 보금자리를 옮긴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한전과의 불협화음을 사태 원인으로 꼽았다. 한전이 지중화 공사 협의에 응하지 않았고, 수도권 광역 정전 우려를 사유로 송전선로 타 부지 이설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고 LH는 주장한다.
LH는 이날 입장문에서 “한전과 2021년 9월에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협약을 맺었고 현재 공사 중으로 지중화에 따른 임시송전선 지구 내 이설공사 협의를 진행해 왔다”라며 “하지만 지난해 1월 한전에서 건설장비와 접촉사고 위험 등 안전상 사유로 임시선로 경로를 지구 외로 변경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협의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지구 외 이설은 철탑부지 확보 곤란 등으로 사업지연이 우려돼 지구 내 이설로 지속 협의해 왔다는 것이다.
LH는 “사전청약은 당시 협의한 지구 내 임시 송전선로 이설을 토대로 이뤄졌으며 1년 3개월 이후에 발생한 한전 임시선로 경로변경 요구까지 예측 반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본청약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전과 적극 협력해 공기를 단축하고 청약당첨자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은 “무리한 요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전은 “2019년 LH와 협의를 시작해 2021년 10월 지중화협약서를 체결하는 등 일정대로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이 그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거나 갑자기 이설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공급을 유지하면서 공사하는 만큼 건설장비와 접촉사고를 방지하려고 택지 외곽에 임시 이설 부지를 요청했고 부지 확보가 어렵다면 택지 내에서 공사를 진행해 공사기간을 맞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