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클래식‧재즈 등 다양한 공연, 즐길거리 풍성
- 선거 앞두고 각당 후보들도 참석
- “꽃 축제 어찌할까” 심술 날씨에 지자체들 냉가슴
“예년에는 축제시작보다 일주일이나 앞서 꽃이 피어 어쩔 수 없이 벚꽃축제를 봄꽃축제로 갑자기 이름을 바꿔 축제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날짜를 당겨놨더니 꽃봉우리가 입을 꾹 다물고 있네요” 송파구 축제 관계자는 애타는 심정을 토로하면서 “그래도 개막식 행사하기에는 날씨도 적당하고 상춘객이 가장 많은 이번 주말에는 꽃이 필 것으로 예상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같이 4월 초 축제를 열었다면 개화 시기가 맞았겠지만 지난해에는 이미 3월 말에 꽃이 만개해 봄꽃축제로 갑자기 이름을 바꿔 행사를 진행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올해는 기상예보업체의 조언을 듣고 축제를 앞당겼는데 심술굳은 날씨가 역시 올해도 축제를 도와주지 않았다. 대자연의 이치를 인간이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벚꽃 구경은 비록 며칠 기다려야하지만 간간히 피어난 개나리와 매화에 위로삼아 봄 축제 개막식이 27일 저녁 석촌호수공원에서 많은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특히 28일부터 본격적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얼굴을 알리려는 각당 국회의원 후보들도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 호수벚꽃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봄밤의 벚꽃’이다. 석촌호수 2.6km 전역에 백색 조명을 설치해 벚꽃 야경을 연출한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왕벚나무, 산벚나무, 수양벚나무, 겹벚나무 등 총 1100주의 벚꽃과 이를 비추는 새하얀 빛이 어우러진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밤 벚꽃을 보러 온 김경화 씨는 “남자친구와 벚꽃 아래서 사진도 찍고 좋은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아직 꽃이 피지않아 조금 아쉽다”면서 “그래도 수양벚꽃은 예쁘게 피어 인증 샷은 남겼다. 이번 주말 시간내서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벚꽃 맞이’ 행사는 클래식과 성악 듀엣을 시작으로 쇼콰이어그룹 하모나이즈, 팝페라 그룹 보헤미안의 뮤지컬, 크로스오버 △K-pop 가수 소유의 무대 등이 펼쳐졌다.
28일부터 30일까지는 △송파구립합창단·송파구립실버악단 등 구립문화예술단체 공연 △청년버스킹 △어쿠스틱 팝, 재즈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실시한다. 마지막 날은 ‘벚꽃 만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전자현악 그룹 트리니티의 퍼포먼스와 재즈밴드 업댓브라운의 무대,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의 메들리에 이어 여성4인조 걸그룹 ‘하이키’의 공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축제 기간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K-팝(pop)·클래식·재즈 등 다채로운 공연도 선보인다.
이 밖에도 석촌호수 동호 입구에 설치된 화려한 ‘벚꽃 게이트’를 비롯해 호수 곳곳에 송파구 캐릭터인 하하호호가 함께하는 ‘포토존’을 운영한다. 캐리커처, 페이스페인팅, 벚꽃캔들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과 벚꽃을 주제로 한 액세서리, 공예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프리마켓’도 열린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경관 조명을 시도했으나 발밑에서 비추다 보니 상춘객들이 오히려 눈이 부시다는 민원도 많아 올해는 경관조명을 사람 키보다 높게 설치해 눈부심을 최소화하면서도 호숫가를 따라 벚꽃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아울러, 구는 관람객 모두 안전사고 없이 축제를 즐기도록 안전관리에 주력했다. 축제 예산의 23%를 안전 관리비용으로 투입했다. 먼저, 행사장 전역에 매일 200여 명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해 관람객 질서유지를 강화하고, 다중인파 융복합 분석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축제를 찾는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면서 “호수벚꽃축제에 많이 오셔서 벚꽃으로 물든 호수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 앞당기니 늦게 피네…지자체 ‘꽃 축제’ 속앓이
봄꽃 축제를 준비하는 전국 지자체들이 변덕스러운 날씨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지자체는 예년보다 이른 개화로 ‘꽃 없는 꽃축제’로 진행해 올해는 날짜를 당겼지만 3월에 이어진 추위와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노심초사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서울·경기지역 평균 강수일 수가 지난해 2.0일에서 올해 11.0일로 늘어 일조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개화시기가 늦어진 원인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그동안 4월8일 전후로 열었던 ‘여의도 봄꽃 축제’를 올해 3월29일~4월2일 개최하기로 했고 성동구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응봉산개나리축제를 열었지만 축제가 끝난 후에야 개나리가 만개했다.
아예 성북구는 개화시기를 맞추기 어려워지자 ‘봄 축제’를 꽃이 지고 난 후인 4월27일 시작하기로 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축제가 늦어지기는 지역 축제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30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9회 천안위례벚꽃축제’는 다음달 6일로, 강원 영동 최대 규모인 ‘경포벚꽃축제’는 29일에서 일주일 연기해 다음달 5일부터 열린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