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의 지혜를 본받은 안전한 댐 운영 [쿠키 칼럼]

강감찬의 지혜를 본받은 안전한 댐 운영 [쿠키 칼럼]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기사승인 2024-04-04 22:56:21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한국수력원자력 

유년 시절, 소설 삼국지의 제갈량은 나의 영웅이었다. 그가 적벽대전을 앞두고 동남풍을 불러오는 장면에 어린 내 가슴이 떨렸던 기억이 있다. 

최근 화제가 된 TV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약 30년간 세 차례 벌어진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데, 이 전쟁의 마침표를 찍은 귀주대첩 역시 바람의 방향이 전쟁 승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장수들의 필수요건 중 하나가 기상관측이었고, 아마도 강감찬 장군은 이를 분석해 십분 활용했을 것이다. 

관측을 통해 기상을 예측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기상이변은 전 지구적인 관심사항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국민 안전의식’ 조사 결과 기후변화와 관련된 자연 재난 중 가장 불안을 야기하는 재난으로는 폭우·홍수·태풍(47.3%), 폭염·가뭄(24.4%), 대기오염(10.7%) 등이 꼽혔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 21개 대규모 발전용 댐을 관리하는 공기업으로서 한수원은 댐을 활용한 전력 생산과 함께 자연 재난에도 항상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댐 구조물 자체의 안전성은 이미 완벽하게 확보돼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한수원은 정기적인 안전진단 및 보수·보강으로 발전용 댐의 안전성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또, 댐은 그 자체의 안전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인근 지역의 안전한 삶 유지에도 기여한다. 흔히 발전용 댐은 전력생산 기능만 한다고 오해하지만, 모든 발전용 댐은 관련법에 따라 환경부(홍수통제소)를 중심으로 연계 운영되고 있다. 

비가 많이 오는 홍수기는 물론, 비가 적게 오는 갈수기에도 연계 운영을 통해 전력생산과 홍수조절, 용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수자원통합운영시스템(WIOS, Water resources Integrated Operations System)이 가동되고 있다. 

춘천댐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이렇듯 발전용 댐이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 최근에는 IT·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댐 관리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수원은 빅데이터 기반 댐 구조물 상태 예측평가 기술 개발은 물론, 지난 2022년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강 상류에 내릴 비를 예측하고 홍수가 발생했을 때 잠수교 등 서울시 내 주요 다리의 수위를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공모하는 대국민 AI 경진대회도 개최한 바 있다.

해당 대회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 개발·학습에 관심 있는 1200팀 이상의 많은 국민이 참여했고, 대회에서 상을 받은 우수한 알고리즘은 실제 한강수계 발전용 댐 수위 운영기술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기후 예측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상기후를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막을 수는 없다. 우리 한수원이 해야 하는 일은 만일의 경우에도 국민들이 불편함 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국에 있는 한수원 댐 현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해빙기 시설물의 이상 유무를 살피고,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모든 댐 구조물의 안전성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여름철에도 안전하게 댐을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관계기관은 물론 지역주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한수원은 경험과 관측을 데이터화해 활용했던 제갈량과 강감찬의 지혜를 본받아 AI 기술을 활용, 안전한 댐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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