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31.28%를 기록했다. 4년 전 21대 총선 때보다 4.59%p 높다. 사전투표율 36.93%를 기록한 20대 대선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30%대를 넘겼다는 점에서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높은 사전투표율의 배경에는 상대 진영에 대한 적개심과 사전투표의 편의성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과거의 공식은 지금은 유효하지 않은 거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도 눈길을 끈다.
중앙선관위가 6일 저녁 발표한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다. 2014년 이후 실시된 전국 단위 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 선거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36.93%)’이다.
대선·지선 등 다른 선거 유형과 총선의 투표율을 단순 비교해 의미를 찾는 건 다소 어렵지만,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꽤 상징적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상대 진영에 대한 심판의 정서가 만연한 것이 높은 사전투표율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선거는 특이하게 여야 두 후보의 벽보만 떡하니 붙여져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지역구) 양자 구도 속에 진영 결집이 잘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여당도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보수진영 내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도 옅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의 편의성도 높은 투표율의 이유로 평가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쿠키뉴스에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할 수 있다. 본투표보다 쉽고 절차도 간단하다”며 “10년 정도 사전투표가 진행되다 보니 유권자들에게는 익숙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교수는 “과거엔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본투표율도 함께 올라가는 견인 효과가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견인 아닌 (투표율이) 분산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며 “실제 지난 20대 대선의 경우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였지만, 전체 투표율은 조금 빠진 경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5일 사전투표를 마친 용인 수지 거주 배향숙씨는 “선거 당일 온전히 가족과 함께 휴일을 만끽하기 위해 미리 사전투표를 했다”며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부부가 사전투표일 이틀 중 하루씩 나눠서 투표하고 있다”고 본투표보다 사전투표를 선호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