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신 2인, 국회로…금융권, 정무위 구성 ‘예의주시’

노조 출신 2인, 국회로…금융권, 정무위 구성 ‘예의주시’

박홍배·김현정 의원 당선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 공감
“환노위, 국토위 등 고려…당 요청 있다면 정무위로”

기사승인 2024-04-18 06:00:37
서울 여의도 국회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금융권 노동조합 출신이 국회에 입성하며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금융권 노조 출신 후보들이 제22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금융권 노동조합 출신 박홍배·김현정 후보 원내 입성

민주당에서는 BC카드 노조위원장과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을 지낸 김현정(경기 평택병) 당선인이, 더불어민주연합에서는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을 지낸 박홍배 당선인이 금뱃지를 달았다. 반면 21대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통과를 주도한 금융 전문가 국민의힘 윤창현 후보와 정무위원장을 지낸 같은당 김용태 후보는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 당선인은 1996년 BC카드에 입사해, 2001년 BC카드노조 간부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2014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에 당선됐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활동을 하며 사회연대 운동에 앞장섰다. 2019년 사무금융 노동자와 금융권 사용자들이 공동으로 기금을 출연해, 사무금융 우분투 재단을 설립했다. 지난 3월 공천 잡음이 이는 와중에 단수 공천이 확정됐다. 또 지난 대선때 이재명 캠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거치며 ‘친명계’로 분류된다.

박 당선인은 1999년 한국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금융노조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 의장,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을 거쳤다. 2020년 2월 금융노조 위원장에 취임했다. 한 차례 연임했다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2022년 11월 민주당 선출직 전국노동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당선권인 8번을 받았다.

ELS 당국책임론, 시장불공정행위 처벌 강화 목소리 내나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을 관치금융으로 규정한 바 있다. 두 노조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대통령실의 꼭두각시놀음을 하며 금융과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또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021년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는 한 차례만 연임을 할 수 있고, 총 임기는 6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때 동참했다. 

박 당선인은 17일 쿠키뉴스에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대해 “금융위는 2016년부터 이같은 사태를 예견하고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2년 말까지도 단기간 내 대규모 ELS 손실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윤 정부가 가장 비판 받는 부분이 불통 리더십이다. 의료 대란처럼 산은 부산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라면서 “정부나 여당은 산은이 왜 지방으로 가야하고, 지방 이전이 어떻게 국가 경제와 산은 발전에 도움 되는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쿠키뉴스에 “한국 국민 자산 분포를 보면 부동산이 7이고, 금융자산이 3이다. 다른 나라들과 다른 기형적 구조”라며 “국민이 금융에 투자하고, 기업에 돈이 흘러가야 일자리도 늘고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자본시장 활성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고 동시에 불필요한 규제는 푸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대형마트 등 재벌 기업들에 대한 카드수수료가 낮고 오히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수수료가 높은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 당선인 정무위 들어갈까

두 당선인이 향후 금융 현안 관련 입법이나 정책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특히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박 당선인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시절, 알뜰폰 사업 진출과 채용 비리 의혹 등을 두고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각을 세웠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직접 이사회에 들어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주장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금융권은 일단 정무위 구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무위는 국무총리실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담당하는데, 특히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최근 ‘3고(高)’ 현상 등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 정무위 입성을 희망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노조 위원장 출신 이용득 전 의원은 20대 국회 때 전·후반기 모두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박 의원은 “일단 한국노총을 대표해 출마했기 때문에 상임위는 현재 환노위가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당에서 정무위 요청을 한다면, 당이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단 전문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정무위이지만 국토교통위원나 교육위원회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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