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에 방점…첨단 시설 갖춘 하림 익산공장 [가봤더니]

‘신선’에 방점…첨단 시설 갖춘 하림 익산공장 [가봤더니]

하림 익산공장 방문…‘신선도’ 집중한 공정 사용
‘가스 스터닝’, ‘에어칠링’, ‘IFF(급속냉동) 등 첨단 시설 구비
닭고기 유통 위한 ‘동북아 식품허브’ 구축 목표
‘온라인 물류센터’통해 24시간 내 생산한 식품 식탁에 올릴 것

기사승인 2024-04-18 14:16:52
하림은 ‘신신한 식품’을 국민 식탁에 보내기 위해 ‘원웨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17일 전북 익산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13만5445㎡ 규모의 이곳 공장에서는 농장에서 온 닭들의 도계, 가공, 제품 생산 등이 이뤄진다. 하림이 생산하는 닭고기는 지난해 기준 국내 닭고기 수요의 34.5%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이 먹는 닭고기 3분의 1이 하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날 방문한 종합처리센터에는 계류장과 도계라인을 비롯해 신선한 품질의 닭고기를 국민 식탁에 올리기 위한 최첨단 도계·가공, 육가공 설비가 구비돼 있었다. 

지난 1986년 전북 익산 황등면에서 닭고기 사업을 시작한 하림은 하림지주, 하림산업, 하림펫푸드, 물류회사인 팬오션과 미국 계열사 알렌하림 등 수많은 닭고기 관련 인프라를 개척했다.

이를 위한 전초기지 중 하나인 익산공장은 지난 2019년 최신식 설비로 리모델링했다. 하림 공장을 소개한 관계자(도슨트)는 “닭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설비를 적용하고 육가공 공장 설비가 있어 당일 도계한 닭고기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닭을 편안하게 재우는 ‘가스스터닝’. 사진=김건주 기자
가스스터닝 설비. 하림

취재진이 공장 내부로 들어가보자 닭의 도계공정을 볼 수 있었다. 도계장에 있는 닭은 푸른 불빛을 보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었다. 농장에서 도착한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안심할 수 있는 온도와 습도, 푸른 빛이 발산하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림은 닭고기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한 포인트로 ‘가스 스터닝’과 ‘에어칠링’, ‘IFF(급속냉동)’ 단계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산화탄소로 닭을 편안하게 재우는 ‘가스 스터닝’은 일반 도계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충격 방식보다 닭의 신선도를 높인다. 전기충격 시에는 닭의 모세혈관이 터지며 피가 새 맛이 떨어지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가스스터닝으로 잠든 닭은 혈액 배출이 훨씬 빠르고 깔끔해 최적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에어칠링 단계 적용시 수분 흡수를 원천 차단해 맛과 풍미를 보존한다. 사진=김건주 기자
닭고기 육심온도를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2도까지 낮추는 에어칠링 단계의 닭. 하림

‘에어칠링(공기냉각)’은 41도의 닭고기 육심온도를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2도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최장 7km에 달하는 레일에 매달려 이동하는 방혈 후의 닭고기에 약 200분 동안 차가운 공기를 쏘이며 물을 먹지 않은 2도의 닭고기가 만들어진다.

에어칠링 닭고기는 수분흡수를 차단해 맛과 풍미를 올린다. 닭고기는 물을 머금지 않아 쭈글쭈글한 피부를 보이는데, 이 상태가 더욱 신선한 닭이다. 워터칠링의 경우 수분을 머금어 탱탱한 피부를 보이지만 풍미가 훼손된다.

내부에 진입할수록 찬 기운이 감도는 공장 내에서는 귀마개와 장갑, 장화 등 두꺼운 방한복을 갖춘 직원들이 도계 작업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림은 닭의 신선온도 2도를 지키기 위해 작업장 온도도 8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 관계자는 “육심온도를 2도로 유지하는 이유는 2도에서 박테리아 증식이 억제되기 때문”이라며 “닭고기를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일반적인 도계와 다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에어칠링 단계를 적용해 차가워진 생닭을 기자가 만져보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또 닭고기를 영하35도에서 40분동안 급속 동결해 세포막 손상 없이 맛과 육즙을 보존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냉장보다 신선한 냉동 제품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24~36시간이 걸리는 냉동 방식보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하림이 신선도를 최상으로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도계부터 제품출하까지 한 곳에서 진행하는 ‘원웨이’다. 농장에서 키운 닭을 계류장으로, 이어 도계, 에어칠링, 원료육, 가열 가공, 제품 출하까지 위생적인 생산방식으로 만든 하림만의 ‘단일 공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림 닭고기로 만든 제품. 사진=김건주 기자
공장과 브릿지로 이어진 온라인물류센터(왼쪽건물). 사진=김건주 기자

이에 하림은 도계뿐만아니라 간편식 생산과 배송까지 직접 하는 ‘동북아 식품허브’를 전북 익산에 계획하고 있다.

한반도 곡창지대인 익산에 라면, 간편식을 만드는 하림 퍼스트키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위치한 하림푸드까지 세 곳을 중심으로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하림이 ‘신선’에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목표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하림 퍼스트키친에 위치한 ‘온라인 물류센터’다. 모든 중간 유통과정을 빼고 가장 신선한 음식을 가정 식탁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식품 통합 생산·물류 거점이 생기는 것으로, 국내에선 보기 힘든 사례다.

제조 후 중간 유통과정이 길어질수록 닭의 신선도는 떨어진다. 예를 들어 도계부터 가공이 따로인 일반 제조사의 경우 삼계탕을 제조할 때 도계부터 원료 이동, 창고, 가공 등 48~168시간이 걸린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도계, 원료 이동, 대리점, 음식점, 조리까지 과정은 한참 더 걸릴 수도 있다. 하림은 이 모든 공정을 줄여 24시간 내에 만들어진 닭을 우리 식탁에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당일 생산한 신선한 제품을 밥상 위에 전달하는 게 온라인 물류센터의 목표”라며 “특히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중간 배송비용이 세이브 돼 비용 면에서도 품질을 높이는 데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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