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통해 출구 전략 도출에 한창이다. 현 정국을 수습할 당대표가 누가 될지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크게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당대회는 6~7월 사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전당대회를 위한 ‘실무형 비대위’ 구성을 하기 위해 당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윤 대행은 이르면 오는 22일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전당대회 계획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위기를 타파할 차기 당대표 후보 물망엔 나경원·윤상현·안철수 당선인과 유승민 전 의원이 언급된다. 수도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로 현 총선 패배 정국을 타파할 적임자로 손꼽힌다. 아직 전당대회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아 당권 도전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나경원 당선인은 최근 여성 의원 모임을 주도했고 윤상현 당선인 또한 이날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주최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행보가 당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친윤석열계(친윤계)로 불리는 권성동·권영세 당선인이 물망에 오른다. 실제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윤심이 곧 민심’이라는 기조에 따라 친윤계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권을 잡기도 했다.
22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등판하면 지각변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17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국민의힘을 누가 이끌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44.7%가 한 전 위원장을 꼽았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 (18.9%)과 3위 안철수 의원(9.4%)보다 크게 앞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당권도전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아 당 일각에선 출마가 조심스럽게 예측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할 거라고 관측했다. 이번 총선에서 패배해 대통령 영향력이 옅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친윤계 핵심 의원들이 대거 원내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차기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번에 친윤계가 대거 당선됐기 때문이다”라며 “구조적으로 윤심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의식적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지 않으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합리적으로 보려면 비윤 내지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며 “그런 걸 할만한 사람이 당대표를 해야 하는데 (친윤계의) 성향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영향이 클 거 같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16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4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