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발 리스크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 후퇴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수장들이 적극적인 개입을 암시하며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외신은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내부시설을 타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 보복공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6일만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재반격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와 환율 등이 요동쳤다.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도 개장 초 선방했던 국내 주식시장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미사일 발사 소식에 급락했다.
19일 오후 4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84p(1.63%) 내린 2591.86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256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256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월 2일(2559.39) 이후 처음이다.
환율 시장도 급등하며 2거래일 만에 다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1372.9원보다 9.3원 오른 1382.2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8.1원 오른 1381.0원으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 미사일이 이란을 타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일보다 20원 급등했다.
1390원 초반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환율은 제한된 공습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오름폭을 줄여 1380원 선에 거래를 끝냈다.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거듭되자 국내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이어 진화에 나섰다.
이스라엘 보복 공격 보도 뒤 19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한때 1390원대까지 치솟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범부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환 부분에 대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조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긴급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글로벌 금리 흐름, 중동 사태 전개 방향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참여자들도 시장 여건 변화에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모니터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지난 18일 외환·원자재 전문가, 금융지주 리스크 담당 임원(CRO)들과 함께 중동 분쟁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란 공습 직후 가동한 비상대응체계에 따라 단계별 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이 원장은 “금융 시장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불안이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과 즉시 소통하는 체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비상대응 체계에 따라 주식·채권·단기자금시장 및 외화자금 유출입 등 모니터링 강화하고, 해외사무소와 핫라인 가동 등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또 중소기업 자금 수요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가계·개인 사업자에 대한 사전적 채무조정 지원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 부실 자산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