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화답해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금배당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KB금융그룹 이사회는 25일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앞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하고 1분기 주당 현금배당금을 784원으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해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서 “배당 총액 기준으로 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에서 매 분기 주당 현금 배당금을 결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 소각을 병행함으로써 자사주 매입 소각 효과가 주당 배당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의 연간배당 총액은 지난 2022년 1조194억원, 지난해 1조1740억원으로 증가세다.
향후 연간 배당 총액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CFO는 “현재로서는 밸류에이션이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며 “향후 밸류에이션이 적정 가치에 근접하게 되거나, 당사 이익 규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향상되는 경우 연간 현금 배당 총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적정 밸류에이션 수준으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수준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내외 수준을 제시했다.
KB금융은 홍콩H지수 ELS 보상과 관련해서는 고객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 5087억원) 대비 30.5% 감소한 1조491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ELS 손실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1조5087억원) 수준을 웃돈다.
KB국민은행은 ELS 배상 여파로 영업외손실이 확대되면서 전년 동기(9315억원) 보다 58.2% 큰 폭으로 감소한 1분기 당기순이익 389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이후 홍콩 H지수 ELS와 관련한 추가 손실은 없을 전망이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1분기에 적립한 충당부채 8620억원은 3월 말 H지수를 기준으로, 일부 버퍼를 적용해 계산한 것”이라며 “현재 H지수가 상승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부동산 PF와 관련한 리스크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최철수 KB금융 부사장은 “그룹에서 갖고 있는 PF 사업장은 선순위 비중이 95% 가량 된다. 수도권 소재 사업장이 많고 공적 보증이 많다”며 “부동산PF 익스포저는 5% 내외”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