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성장 늪’ 벗어난 한국…고무된 한은·기재부

‘0%대 성장 늪’ 벗어난 한국…고무된 한은·기재부

1분기 GDP 성장률 1.3% 깜짝 실적…시장 전망치 웃돌아
순수출 성장률 기여도 0.6%p…민간소비·건설투자 성장 이끌어
최상목 부총리 “우리 경제에 ‘선명한 청신호’ 들어왔다”

기사승인 2024-04-26 11:29:28
수출 하역 작업 중인 부두. 연합뉴스 제공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 회복세와 민간소비 호조에 힘입어 깜짝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면서 약 2년간 0%대 성장을 거듭하던 한국 경제가 1.3%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서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며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전망치(0.5~0.9%)를 웃도는 수치로,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분기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3% 역성장했다가 지난해 1분기(0.3%) 반등했다. 이후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와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반등세 이후 성장률은 1%를 채 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의류 등) 및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0.8% 증가했다. 정부소비의 경우 물건비 지출 등이 늘어 0.7% 늘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7% 성장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들어 0.8% 감소했다. 수출은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수입은 전기장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은 순수출 부문이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6%p로 분석됐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4%p로 같았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로 성장률을 0.8%p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제공.

한은에서도 이번 1분기 성장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여전히 좋은 데다 내수도 우려보다 개선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이번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상목 부총리는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오랜만에 성장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재정 외끌이가 아닌 민간주도 성장을 달성한 점과 수출호조에 더해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반등이 골고루 기여한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의 복귀”라고 평가했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도 이례적으로 배경 브리핑을 열고 “1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인 0.5~0.6%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0%p, 민간 기여도는 1.3%p로 봤을 때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주도로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자 연간 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나왔다. 윤 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아서 연간 성장률이 상향될 가능성도 꽤 높다”며 “글로벌투자사(IB) 등은 2.2%에서 2.3%로 올린 바 있는데, 향후 2.3% 이상으로 많이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저에 깔린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하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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