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짜고 덜 느끼한데, 말 안하면 모르겠네요. 건강 생각하면 오히려 더 좋아요.”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앞. 27도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파란 트럭 앞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동물 그림 등으로 장식된 트럭에서는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햄과 김치를 올린 덮밥을 나누고 있었다.
일상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식품에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는 바로 대두단백을 원료로 한 ‘식물성 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출시한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은 식물성 간편식을 이마트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비건’하면 ‘건조 콩고기’를 떠올리는 등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과는 거리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식사로 할 수 있는 일상식의 범주에 들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시식을 한 강병옥(80)씨는 “주로 야채 위주 식사를 하는데, 덜 짜고 부드러워 먹어보니 햄보다 낫다”고 말했다.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한 초등학생과 함께 방문한 학부모는 “먹어보고 아이도 좋아해 식물성 짜장면·스파게티를 같이 구매했다”며 물건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 취재진이 본 해당 제품은 육안으로 볼 때 일반 햄과 구별이 없었다. 냄새는 물론 맛은 오히려 담백하고 부드러웠다. 다만 평소에 비건 식단을 하고 있던 한 주민은 “일반 육고기 햄처럼 탄탄하진 않지만 식물성 대안식을 평소에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는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활용해 햄 고유의 탱글탱글한 탄력성과 쫄깃한 식감이 똑같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왓유잇은 런천김치덮밥, 라자냐, 순대볶음, 짜장면 등 7종을 식물성 대안식으로 만들어 마트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 론칭 후 꾸준히 식물성 대안육 개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1일 계열사인 노브랜드버거에도 식물성 패티를 넣은 대안육 식품 ‘베러 불고기’ 버거를 선보였다.
이처럼 식물성 식품을 개발하는 것은 고기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들이 콜레스테롤, 동물성 지방, 항생제 등에 대한 걱정 없이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건강을 이유로 식물성 식단을 찾는 사람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채식인구는 약 3~4%인 150만~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물성 대안육이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 사육 시 발생하는 환경 문제의 해소와 동물복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가치소비를 실천하는 젊은 층이 지구환경, 동물복지, 인류건강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