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삼세번 만에 10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류현진은 30일 오후 6시30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00승을 노린다.
벌써 세 번째 도전이다.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 6이닝 무실점 승리로 KBO리그 통산 99번째 승리를 따낸 뒤 2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직전 등판이었던 24일 KT 위즈와 경기에선 5이닝 7실점(5자책) 부진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당시 류현진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불만을 드러냈다. 3회 조용호를 상대로 던진 3구가 볼로 선언되자 당황하기도 했다. 이 공은 ABS존 아래에 살짝 못 미쳐 볼로 판정됐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당시를 돌아보며 “3회 때 공이 낮다고 볼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5회에는 거의 같은 높이로 공이 들어갔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5회 공이 살짝 더 빠졌기에 그게 오히려 볼이 됐어야” 한다고 ABS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KBO는 곧바로 해당일 ABS 투구 추적 시스템을 전격 공개하며 류현진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KBO는 “3회 조용호의 타석 3구째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cm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등판은 류현진이 ABS 불편함을 호소한 뒤 첫 등판이다. 물론 단 한 경기만에 ABS 적응도가 올라가긴 힘들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ABS가 유지되기 때문에, 류현진 입장에서도 일정 부분 적응을 마쳐야 남은 시즌 효율적으로 투구할 수 있다.
100승을 위해선 한화 수비진 도움도 절실하다. 지난 24일 류현진의 등판 때, 한화는 아쉬운 수비들을 연달아 저질렀다. 1-2로 뒤진 3회 1사 1,3루에서 병살타로 이어져야 할 타구를 1루수 발이 떨어져 실점을 내줬다. 이어 4회에는 수비진 동선이 겹치는 실수가 나왔고, 포구·송구 실책이 연이어 나왔다. 평정심을 잘 지키기로 알려진 류현진은 실책과 잔실수에 멘털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정확한 제구로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하는 피칭 스타일을 지녔다. 유독 수비가 더 중요한 이유다. ‘행복수비’가 아닌 ‘호수비’가 나와야 류현진의 100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류현진의 앞을 막아 세울 팀은 SSG다. 29일 기준, SSG엔 홈런 1위(11개) 최정과 한유섬이 속해 있다. 특히 최정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전, 상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류현진과 천적 관계였다.
MLB 선배 추신수와의 맞대결도 관심사다. 빅리그에서 11년 동안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로 활약한 류현진은 같은 기간 MLB 무대를 누볐던 추신수와 단 한 경기에서 맞붙었다. MLB 데뷔 해인 2013년 7월28일, 추신수를 상대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무려 11년 만에 추신수와 일전을 벌인다.
ABS에 불만을 드러낸 후 첫 등판에 나서는 류현진이 SSG 강타선을 잠재우고 KBO리그 10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