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 T1이 2연속 국제대회 우승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T1은 3일(한국시간) 오후 5시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A조 승자전 플라이퀘스트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0으로 완승했다.
T1은 플레이인 스테이지 세트 4연승을 달리며 가볍게 브래킷 스테이지 티켓을 획득했다. 먼저 개막일이던 지난 1일, ‘남미 챔피언’ 에스트랄e스포츠를 2-0으로 꺾었다. 이어 이날도 무리 없이 승리하면서 2연속 국제대회 우승을 위한 서막을 알렸다.
국제대회로 오자, 더 날카로워진 경기력을 선보인 T1이다. T1은 1경기에서 MSI 주요 메타라고 평가받는 ‘라인 스왑’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일반적으로 상대적 약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 전술을 쓰는데, T1은 그들이 ‘탑독’으로 평가받음에도 먼저 라인 스왑을 구사했다. 라인 스왑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인 T1은 뉴메타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듯 보였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라인 스왑을 하면서 원딜 영향력이 올라갔다. 탑보다는 바텀이 좀 더 성장을 많이 하게 되는 구조”라고 라인 스왑에 대해 분석했다.
플라이퀘스트와 승자전에서는 파괴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T1은 1세트 무려 17분 만에 경기를 박살냈다. 프로 간의 경기에서, 그것도 메이저 지역인 LCS(북미)를 상대로 압도적인 격차를 냈다.
선수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우스’ 최우제는 “본선에 가면 메타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메타에) 꽤 적응을 잘했다. 어떻게 바뀌어도 잘 적응할 수 있다”면서 “선수 생활하면서 이런(플레이인 스테이지) 경험은 처음인데, 많이 재밌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MSI에 강팀들이 많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무대도 준비됐다. 상대 팀들이 어떤 준비를 해왔을지 궁금하다. 해외 팀과 맞대결도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MSI에 적용된 대진 룰 변화도 T1에는 호재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MSI를 앞두고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규칙을 변경했다. 규정에 따르면, 2024 MSI에선 같은 지역 팀을 다른 브래킷에 배치하게 된다. 즉 같은 국가끼리 맞붙는 내전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출전한 한국 팀들은 타 지역에 비해 유독 ‘내전 지옥’에 시달렸다. 당시 1라운드 이후 내전이 가능하다는 룰에 따라,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한국 내전만 무려 3번이 벌어졌다. 타 지역이 모두 내전 1회에 그친 것과 대조됐다. 결국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MSI부터 브래킷 스테이지 2라운드까지 같은 지역 팀과 경기할 수 없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규정에 따라 T1은 ‘라이벌’ 젠지e스포츠를 아무리 빨리 만나더라도 브래킷 스테이지 3라운드부터 상대하게 된다. 이는 ‘LPL’ 킬러인 T1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23 롤드컵에서 T1은 8강부터 결승까지 LPL 3팀을 연달아 만나 이들을 모두 꺾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T1이 롤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중국 팀들을 꺾고 2연속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