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막지 않고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일부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형사보상금 1,849만원을 받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송오섭 김선아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우 전 수석에게 구금 보상으로 872만원을, 비용 보상으로 977만원을 지급하는 형사보상을 결정했다. 법원은 이를 이날 관보에 게시했다.
형사보상은 피고인에게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구금이나 재판으로 생긴 비용 등을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 전 수석은 2015년 민정수석으로 임명됐으나 이듬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는 것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돼 핵심 피의자로 수사받았다.
그는 불구속 상태로 기소돼 국정농단 재판을 받다가 2017년 12월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무원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1심에서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총 징역 4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불법 사찰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되면서 형량이 징역 1년으로 줄었다.
항소심 법원은 우 전 수석이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포기하고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2016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으로 나가지 않은 혐의, 국정원을 통해 진보 성향 교육감들을 불법 사찰한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은 항소심 재판을 받던 2019년 1월 구속 기한 만료로 384일 만에 석방됐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