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륙 19개국 주한대사관 직접 음식 선보여
- 전통사찰음식 부스에 외국인 방문객 뜨거운 관심
- 바가지 없이! 음식값 일괄 8천 원 책정,세계 진미 체험
- 5만여 명 다녀가, 성료
화사한 휴일 봄 날, 세계 각국의 맛들이 성북동에 모였다. 19일 성북로 일대에서 ‘제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이 열렸다. 화창한 봄날을 맞아 축제장을 찾은 약 5만 여 명의 시민들은 세계의 다양하고 가치 있는 음식과 문화를 맘껏 맛보고 즐겼다.
이날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는 스페인, 터키, 우즈베키스탄, 오만, 네팔, 에콰도르, 페루, 브라질 등 4대륙 19개국이 참여했다. 방문객들은 각 나라 대사관 요리사가 선보이는 ‘세계음식요리사’ 부스를 돌며 세계 미식여행을 성북동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끽했다.
특별히 올해 축제에서는 사찰음식, 로컬푸드, 비건을 주제로 한 ‘우리상생요리사’ 부스와 성북구 지역 가게·공동체의 세계음식 등으로 구성된 ‘성북으뜸요리사’ 부스도 운영됐다.
전통사찰음식은 성북사암연합회를 대표해 성북구 외교관 사택단지 인근에 있는 수월암과 정릉동 국민대 건너편에 위치한 운선암이 선보였다. 수월암 주지 혜범 스님은 조계종 한국사찰음식체험관 지도법사를 역임하고 전통사찰음식의 가치를 알리고 대중화에 힘쓰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누리마실에는 오이만두, 나물전, 주먹밥, 청국장김말이, 버섯양념튀김, 가지새싹말이, 연잎밥 등을 선보였다.
또 뻥튀기를 활용해 음식을 담아 이색적인 분위기와 함께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기후위기시대 음식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책임감 있는 음식 선택 태도 즉, ‘기후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방문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미아동에서 온 양효문(40) 가족은 “모처럼 맑은 날씨 속에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면서 “아이들이 너무 신기해해서 덩달아 즐겁다. 음식 가격도 저렴해 각 나라 음식을 골고루 먹어 볼 생각”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행사장의 모든 음식 용기를 다회용기를 사용해 수만 명이 찾는 음식축제임에도 쓰레기 발생을 최소로 줄이고 환경과 기후 위기도 함께 고민하는 축제로 진행되었다. 아울러 모든 음식가격을 8천 원 이하로 책정해 방문객이 바가지요금 스트레스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파라과이에서 유학 온 지 이제 막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애나(23) 씨는 “친구가 살고 있는 성북구에서 세계음식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처음으로 놀러와 봤다”면서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우리나라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음식들이 굉장히 맛있다.”면서 “오늘 처음 한국 사찰 음식을 맛봤는데,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중독적인 맛”이라고 밝혔다.
주민 참여형 퍼레이드와 마술·퓨전국악·클래식 등 공연에는 많은 관중이 모여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문화 다양성, 제로웨이스트, 공정무역 등과 관련한 다양한 물품을 파는 마켓과 세계 전통놀이를 소개하는 체험존도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매우 높았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세계 음식과 문화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을 위해 힘써 주신 각국 대사관, 성북사암연합회, 지역상인 등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면서 “음식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가 밥상공동체라는 가치를 담고 있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을 더욱 많은 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북구는 세계 40여 개국 대사관저가 밀집하고, 지역 소재 8개 대학의 유학생, 결혼 이민자 등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도시다. 누리마실은 이런 지역적 특색을 활용 ‘음식’을 통해 인종․문화․국가․세대 간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축제로 시작했다. 대사관이 직접 참여해 자국의 대표 음식을 선보이고, 즐거운 체험, 문화공연, 마켓, 이벤트 등 풍성한 즐길거리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지역문화매력 100선 ‘로컬100’에도 선정된 바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