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 제품들은 출시 이후 판매량을 높이며 가격을 낮추거나 소비층을 다양화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고메 소바바치킨 양념’은 출시 두 달 만에 매출액 30억원을 넘겼다. 지난 3월 출시한 ‘고메 소바바치킨 양념’은 CJ제일제당 공식몰인 CJ더마켓과 일부 유통 경로에서만 판매됐음에도 앞서 출시된 소이허니 맛의 뒤를 잇는 메가 히트 상품이라는 평가다.
또 지난 15일부터 대형마트 3사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 같은 인기 요인은 최근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고메 소바바치킨’이 대체재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도 합리적 가격의 음식을 선보여 SNS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노브랜드버거에서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어묵깡’도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어묵깡’은 부산 어묵을 얇게 썰어 튀긴 사이드 메뉴다. 고소하고 쫄깃하면서 고물가 시대에 맞춰 1200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선보인 것이 인기의 이유로 꼽힌다. 그러면서 이색 메뉴라는 점이 MZ세대의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것이다.
소비층을 다양화시켜 판매량이 상승한 제품도 있다. 팔도가 3월 선보인 제로 버전의 식혜 ‘비락식혜 제로’는 출시 50일 만에 판매량 300만개를 넘겼다. 이는 팔도가 예측한 초기 판매량 대비 4배 많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팔도에서 분석한 비락식혜 제로의 인기 요인은 ‘소비자층 확대’다. 식음료 전반에 걸친 ‘제로’ 열풍과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가 결합해 기존 고객 외에 젊은층 소비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제조 방식도 관심을 끈다. 당분이 높다고 알려진 엿기름과 멥쌀을 주원료로 하는 식혜를 대체당을 사용해 달콤함을 살리고 식감을 유지했다. SNS에서는 비락식혜 제로와 기존 제품의 차이가 없다며 호평을 받고 2030세대부터 시니어 층까지 고객 유입이 활발하다.
이디야커피는 메뉴를 다양화해 판매량을 늘렸다. 이디야커피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 빙수 5종은 18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다. 일평균 1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이디야커피는 초당옥수수, 팥인절미, 애플망고 등 다양한 맛과 식감의 토핑으로 취향에 따라 소비자가 다양하게 선택하도록 메뉴를 구성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에 맞춘 ‘1인빙수’가 소비자에게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인 빙수는 전체 빙수 판매량의 약 80%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인구 감소에 따라 식품사들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을 출시하거나, 이색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