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 닥사(DAXA)의 초대 의장이 이번달 임기를 마친다. 닥사는 출범 이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새 의장을 중심으로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가상자산 업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닥사 의장을 맡아 왔던 두나무 이석우 대표의 임기가 이번달 만료된다. 지난 2022년 6월 닥사 출범 이후 이석우 대표는 현재까지 2년 동안 의장을 맡아왔다.
닥사 회원사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가상화폐거래소 5개사로 구성됐다. 자문위원으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8명을 위촉했으며 △거래지원(코인원) △자금세탁방지(업비트) △시장감시(코빗) △준법감시(빗썸) △교육(고팍스)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차기 의장에 대해서는 이재원 빗썸 대표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닥사 의장은 연임 제한 규정이 없어 이 대표의 연임도 가능하지만, 닥사가 처음 출범할 때 회원사들이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또한 닥사 내에서 업비트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가상화폐 거래소가 빗썸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닥사는 회원사가 담당하는 일반회비와 특별회비로 운영되는데, 특별회비는 거래소 매출에 비례한다. 업비트 다음으로 많은 특별회비를 내는 거래소가 빗썸이다. 다만 이에 대해 4일 닥사 측에서는 “이달 말 의장사 투표를 위한 총회가 예정돼 있는데, 총회 전까지는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가상자산 업권에서는 이번 닥사 ‘2기’ 체제를 두고 지난 1기 체제보다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닥사가 각 거래소의 규제를 조율해야 하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영향이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가상자산의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거래소 공통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공통 기준 초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각 거래소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거래소마다 가상자산의 상장폐지는 제각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오는 7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첫 시행되는 만큼 닥사 의장사의 역할은 이전보다 더 중요해진다. 거래소들은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금지되는 시세 조종을 자체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을 통해 걸러내고, 금융당국에 공유해야 한다.
또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1단계’에 머물고 있는데, 가상자산 상장, 발행, 공시에 대한 구체적인 실질적 입법은 22대 국회에서 2단계 입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단계 법안이 나오기 전까지 거래소들은 닥사 차원의 ‘자율 규제’에 따라 시장을 정비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4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도 본격 시행되는 상황에서 닥사 의장 및 의장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어떤 거래소가 의장사가 되든 혁신적인 변화와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